박근혜 침묵… 측근 "할 일 다했다는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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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박근혜(사진) 전 한나라당 대표는 사흘째 말이 없었다. 하루 종일 서울 삼성동 자택에만 머물렀다.

"기가 막히다"(9일)→"1000표를 더 드리겠다"(10일)며 거침없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압박한 뒤 두문불출이다.

그는 무슨 선택을 준비하는 걸까.

한선교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집에 머물며 여러 가지 구상을 했을 것"이라며 "다만 강재섭 대표 중재안의 수용 여부는 그의 고민 대상이 아니다. 이미 강 대표의 안은 수용 불가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강 대표 중재안을 둘러싼 논란에서 박 전 대표는 물러서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박 전 대표는 자택에 머무는 동안 한 측근과의 통화에서 "저쪽(이 전 시장 측)에서 뭐라고 하든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측근은 "그 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다했다는 뜻 아니겠느냐.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14일 공식 일정을 잡아 놓았다.

오후 2시 있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당원들과의 간담회다. 박 전 대표는 이 행사에 참석해 사흘간 구상했던 방안을 풀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1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앞두고 위원들을 향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은 이 전 시장에게 양보를 요구했다.

경선준비위에서 '8월 경선-20만'으로 합의를 봤는데 이 전 시장 측이 이 안을 흔드는 바람에 강 대표 중재안이 나오게 된 만큼 이 전 시장 측이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측근인 허태열 의원은 "이번 논란의 해법은 원점(경준위 합의안)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며 "이 전 시장 측이 요구해서 생긴 일이니 그쪽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도 "경선을 수로 밀어붙이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며, 중재안을 국회 날치기하듯 하면 그야말로 파국"이라며 "이번 사태를 촉발한 당사자인 이 전 시장과 강 대표 두 사람이 풀어야 할 문제지, 우리가 할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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