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빅2’가 대문 밖으로 나설 경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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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10면

요즘 가장 많은 질문은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당대표 중 한 명이 당을 떠나느냐”는 것이다. 분당(分黨)의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거꾸로 답을 찾는다. 당을 나간 사람에게 돌아올 이득과 광야(廣野)로 나갔을 때의 위험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최근 지지율은 각각 39.0∼40.7%, 20.2%∼25.4% 정도다. 최신의 조사(5일, TNS코리아)를 보면 이 전 시장이 탈당해 신당 후보로 나올 경우 이명박 35.5%, 박근혜 30.0%, 손학규 14.5%였다. 수치상으론 그의 당선이다. 실제론 잠재적 마이너스 요인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다수의 얘기였다. 이 가상대결 구도는 현재의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 대항마로 들어가 있다.

하지만 범여권의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거쳐 탄력 받은 손학규나 또 다른 뉴 페이스가 등장하면 이 전 시장 쪽에 가 있던 중도 또는 정거장 표의 잠식 가능성은 더 커진다. 홀로 선 그에 대한 한나라당과 범여권 등 두 거대 정치세력의 십자포화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박 전 대표가 탈당해도 비슷하다. 그가 신당 후보로 나선 가상대결은 이명박 54%, 박근혜 15%, 손학규 14%였다. 보수 색채의 그가 삭풍을 헤쳐가며 중간지대 지지층을 넓혀가기는 쉽지 않다. 그의 지지자 중 한나라당 지지자가 74.5% (이명박은 55.9%)여서 떠날 경우 ‘집토끼’ 표의 이탈 비율도 더 크다. 더구나 한나라당이 쪼개질 때 범여권 전체가 가질 자신감은 계량조차 안 될 변수다.

3당합당, DJP연합, 정몽준·노무현 연대 등 ‘더했던 정치’는 집권에 성공했다. 이인제의 한나라당 탈당 등 빼는 정치는 실패했다. 이런 이치를 잘 알고 있는 한나라당 빅 2의 탈당이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세한 예상이다. 그렇다면 빅2의 향후 해법은 단 하나다. 누가 먼저 포용과 아량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갖고 있는 자산’을 착실히 불려나가느냐는 것이다. 
 

▶지난 주
8일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ㆍ김근태, 열린우리당 진로, 통합신당방향 놓고 “구태정치” “공포정치” 라며 정면 충돌
9일 강재섭 경선 룰 중재안 놓고 이명박 “수용”, 박근혜 “거부”
10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 17대 대선출마 선언, 예비후보 등록
11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경선 룰 수용 안 되면 대표ㆍ의원직 사퇴” 배수진, 한나라당 분당 위기 고조
11일 이인제 국민중심당 의원, 민주당 입당하자 대선 출마 관측

▶이번 주
14일 칩거 중 박근혜 전 대표 경선 룰 중재안 최종입장 발표할 듯
14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남북평화재단 창립총회 참석
15일 한나라당 경선 룰 중재안 다룰 상임전국위원회 예정
15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 한나라 충청포럼 특강
16일 평양 갔다온 손학규 전 지사, 5·18 광주 찾아 사흘간 체류
17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소록도 한센인 전국대회 참석
18일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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