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강 임진강에 웅어 황복 돌아왔다

중앙일보

입력

5월을 맞아 서해바다와 맞닿은 한강과 임진강 하류에는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진귀한 바닷물고기가 각각 모습을 드러냈다.

일년 중 한달 남짓한 기간동안만 제 모습을 드러내는 웅어와 황복이 주인공이다.

요즘 이 지역에는 일년을 기다려온 미식가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어부들의 그물질이 쉴새 없이 분주하다.

◇웅어='고양시 행주 5월 웅어'. 조선시대 임금님이 각별히 좋아하시던 봄철 이 지역 최고의 별미다.

경기도 고양에서는 웅어라 부르며 충청과 호남에서는 우어, 그리고 표준어로 이름은 위어다. 바다에서 살다가 인근의 큰 강을 거슬러 올라와 갈대밭에 산란하기 때문에 이름에 갈대 위(葦) 자를 붙였다.

갈대밭이 잘 발달된 행주나루 부근 한강은 이달 한달동안 웅어 최대의 산란장으로 변한다. 특히 이 기간동안 웅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하며 뼈 채 먹을 수 있다.

멸치과에 속하는 웅어는 성어의 몸길이가 30㎝ 정도이며 몸은 길고 몸통은 은빛을 띠고 있다. 웅어 요리는 회.구이.매운탕.회덮밥.알탕.젓갈 등으로 다양하다.

정동일(42) 고양시 문화재전문위원은 "행주 웅어가 워낙 유명해 조선시대 임금님이 웅어를 잡고 보관하기 위해 웅어소(위어소)와 석빙고까지 만들 정도였다"며 "행주 웅어는 고문헌은 물론 고지도에도 고양지역의 토종어류 및 특산물로 기록돼 있을 만큼 명성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행주산성 인근에서 15년째 웅어 요리집을 운영중인 강병식(48)씨는 "웅어는 양식이 없는데다 잡히는 양이 적고 한 철에만 올라와 아는 사람들만 예약을 해서 먹는 정도"라고 말했다.

웅어의 맛을 보려면 행주산성.능곡 전화국.능곡역 부근 음식점으로 가면된다. 웅어 요리 가격은 2~4인분에 1만5000원~2만5000원선.

◇황복=임진강의 명물인 '황복'이 돌아왔다. 산란기를 맞은 황복이 이달 들어 떼 지어 서해에서 임진강으로 올라오고 있다.

복요리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황복이 올해 풍어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도락가들도 50여 곳의 임진강변 황복집으로 몰리고 있다.

임진강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하루 평균 100~200㎏의 황복이 잡힌다. 예년의 두배가 넘는 양이다.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말까지는 하루 1t~2t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어민 이선호(47)씨는 "꾸준한 방류사업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다 해양수산부가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지난해부터 몸 길이(전장) 20㎝ 이하의 어린 황복 포획을 전면 금지한 때문에 풍어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다에서 2~3년 동안 길이 25~30㎝의 성어로 자라는 황복은 이르면 봄이면 임진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산란한 뒤 다시 돌아가는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이다.

20여년 전만해도 금강.섬진강.낙동강 등에도 올라왔지만 하구에 댐이 건설되고 강물이 오염되면서 지금은 임진강과 한강 하류로만 올라온다.

황복은 회와 매운탕 등으로 요리되며 1㎏이면 2~3명이 먹을 수 있다. 지난해 ㎏당 20만원선이던 자연산 황복 요리 가격은 올해는 ㎏당 15만선으로 내렸다.

임진강 일대에선 자연산과 비슷한 맛을 내는 양식 황복도 다소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양식 황복 요리의 ㎏당 가격은 10만원선이다.

한편 임진강 어민과 해당 지역 지자체 등은 2003년부터 황복 알을 부화시켜 4㎝ 가량의 치어로 키운 뒤 6월 중순 50만~240만 마리를 임진강에 방류하며 어족자원을 육성하고 있다. 문의는 파주어촌계 직판장 031-958-8006~7.

고양.파주=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