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4일…현지준비상황과 문제점(92올림피아드 바르셀로나: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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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외의 경제전쟁/“특수 잡아라”/신기술 홍보전 불꽃/휘장사업 세계굴지 백30여개사 참여/국내 가전3사도 광고비 60억원 투입
「올림픽 특수를 잡아라­.」
올림픽대목을 노린 세계굴지 기업들과 국내 대기업들이 판촉·홍보전이 장외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컴퓨터업계의 대부격인 미 IBM을 비롯,필립스·코카콜라·코닥·비자·소니 등 이름만 대도 금방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올림픽 개막 한달전부터 대대적인 광고전을 개시했다. 삼성전자·금성사·대우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자사제품과 기업이미지 홍보를 위해 바르셀로나시 곳곳에 대형입간판·네온사인을 설치하는 등 현지 광고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판촉·홍보전에 혈안이 돼있는 것은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전파를 타고 생중계 되는 올림픽이야말로 광고효과면에서 볼때 다시없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휘장사업체로 직접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은 1백30여개.
이중 IBM·필립스·랭크·제록스·알카텔 등 4대 다국적 기업과 바네스토(금융)·텔레포니카(통신)·세아트(자동차)·라우니온&엘페닉스(보험)·코르테 잉글레스(의류) 등 스페인 국내기업 5개 등 모두 9개업체는 올림픽공식합작업체로 지정받는 대가로 무려 2천5백만달러(약 2백억원) 이상을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내놓고 있다.
코카콜라·코닥·3M·비자·브라더(타자기)·파나소닉·리코(팩시밀리) 등 12개 기업은 6백만달러(약 48억원)이상을 지불,올림픽후원업체로 선정됐고 공식공급업체로 지정된 소니와 스포츠의류업체인 미즈노·아식스,세이코(시계),애플컴퓨터 등 32개 업체 등도 1백50만달러(약12억원)의 대가를 치르며 자사제품을 올림픽에 공급하는 등 제품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림픽휘장사업에 참여하는 외국기업들중 가장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분야는 정보·통신 등 최첨단기술 부문과 타이머분야. 이는 2천5백만달러 이상을 지불한 9개 합작기업중 IBM·알카텔·텔리포니카·링크 제록스·필립스 등 5개사가 첨단기술 관련업체라는 점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새로 개발한 신기술을 과시함으로써 기업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IBM은 역대 올림픽정보시스팀에서 볼 수 없었던 각종 안내시스팀을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고,필립스는 전광판과 대형 스크린에서,파나소닉은 비디오장비에서 각각 비장의 신기술을 공개한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스위스시계에 밀려 올림픽 공식타이머로 지정되는데 번번이 실패,1백50만달러이상을 지불하고 공식타이머로 지정된 일본의 세이코는 수년간에 걸친 극비연구를 통해 수분이 소요되는 사진판정 대신 고화질비디오를 이용한 신형타이머를 개발,「골인과 동시에 공식기록」을 나타내는 신기원을 이룩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대기업들은 투자액수나 광고량에서 외국기업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미미하지만 나름대로 상당한 규모의 광고비를 들여 판촉·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금성사·대우전자 등 가전3사가 올림픽특수를 겨냥해 스페인에 투자한 광고비는 60억원선.
국내기업중 가장 활발한 광고활동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바르셀로나올림픽에 대비,지난 90년부터 지금까지 5백만달러(약 40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말라가공항에 푸시카트(짐수레) 광고 1천1백대를 시작한데 이어 시내 3개소에 대형 네온사인광고,바르셀로나(14개)·마드리드(6)·세빌랴(3)·사라고사(1) 등 4개도시에 빌보드광고와 함께 바르셀로나·마드리드·발렌시아 등 3개도시에서는 버스(1백10대) 광고를 하고 있다.
삼성은 올림픽 기간중에는 미 CNN방송을 통해 1일 4회 특집광고를 내고 스페인 유력일간지에도 신문광고를 게재할 계획이다.
금성은 1백50만달러(약12억원)를 들여 바르셀로나공항 진입로에 대형 네온사인광고탑 설치를 비롯,빌보드광고탑 3개,버스(50대) 광고를 하고 있고 대우전자는 8억원을 투입해 바르셀로나공항과 시 중심지인 프랑코광장에 옥외광고탑을 설치하는 등 91년부터 현지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국내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 대아(대표이상 조건제)가 올림픽기념품(배지·키홀더·티스푼) 제작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현지생산·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 이현봉 현지법인대표는 『세계굴지 기업들이 벌이는 광고전은 경쟁차원을 넘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면서 『한국도 기업차원의 브랜드광고는 이제 한계에 부닥쳤으며 정치적 안정과 국력신장을 통한 국가이미지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바르셀로나=문일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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