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돌며 골프장 평가하는 클라파다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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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부일 것이다.

미국 골프잡지 '골프매거진'의 100대 골프장 선정위원인 노먼 클라파다(68.(右)), 샘 클라파다(64) 부부 얘기다. 이들은 8일부터 11일까지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치러지는 세계 명문 골프장 회원들 간의 친선 경기인 월드 클럽 챔피언십(WCC) 참관차 한국에 왔다.

1978년 결혼한 두 사람은 세계 최고 100대 골프장을 모두 돌아봤다. 골프매거진 100대 코스 선정위원 14명 중에서도 100대 골프장을 모두 둘러본 위원은 이들 부부 외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좋다는 100대 골프장에서 모두 라운드해 본 두 사람이 한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노먼은 세계 100대 이외에 미국 100대 골프장도 섭렵했다. 그러나 샘은 '여성 출입 금지'인 미국의 남성전용 골프장 10개 정도는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샘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이 티타임을 받기가 가장 어려운데 1998년 생일인 12월 4일 라운드를 하는 행운을 얻었고 세계 100대 골프장을 채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클라파다 부부는 지금까지 라운드해 본 골프장이 최저 750개에서 최고 1000개 정도라고 추산했다. 이를 위해 50개국 이상을 여행했다고 한다. 선정위원은 자비로 골프장을 다녀야 하는데 비용은 얼마나 썼을까. "돈 생각을 하면 이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돈 생각은 절대 안 한다"고 부부는 말했다.

이들 부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셔츠 관련 사업을 하다가 1990년 은퇴했다. 그러나 보유중인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여행하며 소일하고 있다.

노먼은 "코리아타운 근처에 눈독을 들여볼 만한 부동산이 많고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의 실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 골프장 5곳을 둘러봤다는 이들 부부가 꼽은 최고 골프장은 나인브릿지이며 두 번째가 안양 베네스트다.

샘은 "한국 골프장의 특성은 캐디"라며 "한 두 홀만 지나면 샷 거리를 정확히 파악해 클럽을 갖다주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한때 핸디캡이 6정도였지만, 60대가 되면서 실력이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했다. 지금은 모두 핸디캡이 10이다.

제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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