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양도성예금증서, 얄미운 양도성예금증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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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은행 고객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CD에 연동돼 예금과 대출 이자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출 고객은 이자 부담이 커졌지만, 반대로 예금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은 예금 금리가 오르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CD금리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단기간 큰 폭 상승한 만큼 상승폭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봤다.

◆정기예금, 변동금리 vs 고정금리 고민=CD금리가 오르면서 고금리 정기예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5%대 특판예금을 잇따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CD금리에 연동해 금리가 결정되는 상품들도 연 5%를 넘는 이자를 주고 있다.

CD연동예금은 보통 CD금리에 0.1~0.3%포인트 가량의 가산금리를 더해 이자율이 결정되며, 3개월에 한 번씩 적용 이자율이 조정되는 변동금리 상품이다. 요즘과 같은 CD금리 상승기에는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CD금리가 갑자기 떨어진다면 일반 정기예금보다도 수익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고금리 특판예금이 대안이다. HSBC는 31일까지 5000만원 이상 5억원 이하 예치 고객을 대상으로 연 5.25%의 정기예금을 한시 판매한다.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본인이 원하는 기간을 정해 가입할 수 있다. 신한.하나은행 등도 연 5.1~5.2%의 특판예금을 내놓았다.

신한은행 탁현심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금리 상승을 확신하는 고객이라면 CD연동예금을, 반대라면 고금리 특판 예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D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도=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울상이다. 지난해 말과 올 초 급상승했던 CD금리는 2월부터 2개월여간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재상승 궤도에 접어들었다. 10일 현재 CD금리는 5.02%로 4년 내 최고다.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CD금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CD금리 상승은 고스란히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외화 차입 규제를 강화하는 데다, 외국계 은행들이 단기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CD금리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 콜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금리 상승 재료가 줄줄이 대기 중"이라며 "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기울기는 완만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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