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 귀환포로 석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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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6·25를 맞을 때마다 안타깝게 생각되는 것은 5만명에서 6만명으로 추산되는 미 귀환국군포로들입니다. 강제로 납치·행방불명된 납북인사 10만여명을 합치면 15만여명이 북쪽에서 학살되었거나 억류된 것으로 보입니다.』
TV드라마 『북으로 간 여배우』 (87년 MBC-TV방송), 『실록 인간 김일성』등으로 잘 알려진 작가 이기봉씨(61)는 6·25 42주년을 맞는 감회를 이렇게 밝힌다.
이씨에 따르면 휴전당시 유엔군이 북측에 송환한 인민군·중공군포로는 모두 8만2천명인데 비해 북측이 송환한 유엔군 포로는 1만2천명에 불과하다.
제네바협정에 따른 강제송환을 주장했지만 북측은 아직도 포로를 묶어 두고 있으나 유엔군 측은 자유의사에 따라 대부분 송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우리정부가 이들 미 귀환국군포로를 모두 사망 처리해 매년 제사를 지내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고 비판, 북한측이 하루빨리 이들을 송환, 유족들의 한을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25발발과 함께 고향인 전남 구례에서 학도병으로 자원 입대, 전쟁초기에 네 차례나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에 성공한 경험을 갖고있는 이씨는 「철저한 반공·반 김일성만이 아직은 우리의 살길」이라고 믿고있다.
51년 2월께 평남 순안 비행장에서 포로의 몸으로 40세의 「젊은 수령」김일성을 직접 목격한 그는 『원수제복의 김일성은 「해방전사 동무들 고생 많수다. 남조선이 해방될 날도 멀지 않았수다」고 회유하던 일이 기억에 새롭다』고 돌이킨다.
이씨는 48년 17세 때 여순 반란사건을 만나 반란 주모자인 김지회·배후조종자인 이현상(지리산 빨치산 남부군의 총사령)을 직접 목격한 경험을 살려 최근 『빨치산의 진실』 (도서출판 다나간)을 펴냈다. 그는 『오늘날 일부 시대착오적인 좌경의식분자들과 이에 동조한 기회주의적 곡필가들이 빨치산을 미화하고 있다』고 지적, 『아무리 시대와 정치적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도 역사적 진실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이씨는 최근 들어 북한이 송환을 강력히 요구해온 비 전향장기수 이인모씨(75)문제와 관련, 『이인모는 종군기자가 아니라 인민군소위로 50년9월10일 경남 도당 군사위원회 지도원 자격으로 남파, 의용군 5백명을 모집하는 등 파괴활동을 한 경력이 있다』고 52년 4월 28일자 광주고등군법회의 기록을 들어 밝히면서 『비 전향이면 무조건 양심수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큰 문제』라고 송환을 강력치 방대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방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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