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고객 입맛대로…투자 新상품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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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주가가 1개월 내에 50% 상승하면 무려 3백40%의 수익률을 돌려주고, 주가가 9개월 내에 10% 이상 오르지 않으면 투자 원금을 모두 잃는 금융상품이 등장했다. 주가가 적당히 올라야 수익률이 높고, 너무 많이 오르면 되레 수익률이 줄어드는 상품도 나왔다.

다양한 고객 입맛에 맞춰 새로운 개념의 금융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내 최초 '로또'형 금융상품=굿모닝신한증권은 19일부터 23일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로또'형 금융상품인 개별주식 워런트(주식 인수권)를 공모한다.

총 56억원가량의 KT 워런트.현대차 워런트.NHN 워런트를 일반 공모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9개월 후인 만기일까지 10% 이상 오르지 않으면 투자 원금을 전액 잃지만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면 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수백%대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컨대 KT워런트를 산 뒤 1개월 후 주가가 50% 상승하면 3백4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고 주가가 70% 오르면 수익률이 5백40%에 달한다. 그러나 주가 상승률이 10% 미만이면 원금을 모두 잃게 된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성갑 프로덕트센터팀장은 "콜옵션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홍콩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상품"이라며 "주가가 많이 오르면 즉시 중도 환매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으며, 적어도 9개월 안에 주가가 오를 것으로 확신하는 투자자들은 청약할 만 하다"고 밝혔다.

워런트의 가격은 KT가 9백95원이며 현대차와 NHN은 각각 1천8백57원과 2천9백91원이다. 최소 1백워런트 이상을 청약해야 한다.

◇주가 적당히 올라야 수익률 높은 상품=대한투자증권은 이달말까지 '인베스트 지수연동 ELS20 채권펀드'를 선보인다.

이 펀드는 지수 상승률이 0~20%일 경우 최대 연 19.99%의 수익률을 돌려준다.

그러나 한번이라도 지수가 20% 이상 올라가면 되레 수익률이 4%로 대폭 줄어들도록 설계됐다.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은 보전된다.

이와 함께 모집하는 '인베스트 지수연동 투웨이 채권펀드'는 지수상승률이 0~30%일 경우 최대 연 9.99%의 수익률을 돌려주고, 지수가 20%까지 하락하더라도 최대 연 6.99%의 수익률이 나온다. 그러나 지수가 한번이라도 30% 이상 올라가면 수익률이 4%로 뚝 떨어진다.

동양종금증권은 오는 26일까지 지수가 0.1포인트라도 상승하면 연 7.5%의 수익을 돌려주는 '지수연동발행어음4호'를 판매한다.

◇다양한 틈새상품=한국투자증권은 저평가돼 있는 '가치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았다. '거꾸로 주식형 펀드'는 기존 성장형 펀드와 달리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드림타겟 주식형 펀드'는 고객이 펀드 가입 때 자신의 위험성향에 따라 스스로 목표수익률을 지정할 수 있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자동으로 환매신청되는 전환형 펀드다.

판매를 시작한 지 1개월 만에 2백억원이 넘게 팔렸다.

은행권도 다양한 틈새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22일까지 '환율연동 정기예금'을 판매한다. '상승형'은 만기 때의 원-달러 환율이 기준 환율보다 4.5% 이상 오르면 연 7%의 금리를 지급하며, 반대로 '하락형'은 환율이 1.7% 이상 내리면 7%의 금리를 준다. '안정형'은 -1.7~4.5%에서 같은 금리를 보장한다. 세 상품 모두 기준환율 범위를 벗어나면 원금만 지급된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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