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읽는 능력이 관건=송 실장은 2001년부터 5년간 LG전자 튀니지 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했다. 이 지역에 물건을 팔기 위해 이란의 전통음식 조리 기능을 첨가한 전자레인지를 내놓았고, 세탁기에는 아랍 전통의상을 세탁하는 코스를 장착했다. 에어컨을 내놓으면서 미세먼지가 많은 사막지대라는 점에 착안해 공기청정 기능을 강조하기도 했다. 송 실장은 "해외마케팅의 경우 각국의 시장환경과 문화를 파악하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제품에 반영해야 시장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1990년대 후반 생리대 브랜드 위스퍼의 마케팅을 맡아 20%대였던 시장점유율을 두 배(45%)로 올려놨다. 생리대 얘기를 대놓고 하지 못했던 시절, 방송인.디자이너 등 여대생들이 선호하는 전문직 여성을 모델로 내세워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여성상을 제시한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생리대에 액체를 부어 '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도발적인 광고도 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글로벌화가 추세인 요즘 마케터에게 영어는 필수다. 다른 외국어도 하면 유리하다. 이 상무는 "마케터는 사교 모임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유창한 발음과 화려한 수사보다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고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음보다 전략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실장도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은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의 자세"라고 말했다. 튀니지에 근무하면서 비즈니스는 영어로 하고, 간단한 프랑스어를 배워 고객과 대화하려 노력했다. "그 나라 사람이 되어 생활과 감각을 그들에게 맞춰야 유능한 마케팅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아프리카.중동 사람들의 삶의 구심점이 종교라는 점에 착안해 한국어로 된 코란을 구해 읽고 이슬람 문화를 공부해 비즈니스에 활용했다.
학부시절 전공은 크게 상관이 없다. 송 실장은 공대 출신으로 엔지니어로 입사한 뒤 마케터로 전직한 경우다. 그는 "제품의 생산과정과 내부 구성을 잘 알기 때문에 기능.성능.견고함을 설명하거나 설득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영문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 상무는 "마케팅은 이론이나 기술이기에 앞서 사람을 이해하고 의사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전공보다 사람을 좋아하고 열정적인 자질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송승걸(45)
LG전자 가전 해외마케팅 지원실장
-1981~88년 동아대 전자공학과
-88년 LG전자 입사(엔지니어)
-96년 LG전자 전략기획실로 직무 변환
-2001~05년 튀니지 지사장
이수경(41)
한국P&G 마케팅 상무
-1985~89년 연세대 영문과
- 89~91년 제일기획 광고기획자(AE)
- 91~93년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경영학 석사
- 94~현재 한국P&G
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