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챙겼고 힘든 일은 하기 싫고…여 배구스타들 "조기은퇴"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억대의 스카우트비를 들인 여자배구 스타플레이어들이 최근 잇따라 조기 은퇴함으로써 여자실업배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기피하는 3D현상이 배구계까지 파고든 것으로 분석, 가뜩이나 스타기근으로 침체한 한국여자배구를 더욱 악화시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시즌부터 코트를 떠났거나 은퇴를 고집하고있는 국가대표급 억대 스타플레이어들은 강주희(21·1m87㎝) 김정애(21·1m80㎝·이상 효성) 남순옥(22·1m84㎝·흥국생명) 유연수(21·1 m82㎝·선경) 유영미(25·1m76㎝) 염정미(23·1m75㎝·이상 현대) 등 6명.
이중 남순옥·강주희·유연수 등은 1억5천여만원의 거액을 들인 대어들로 구단입단이 2∼3년밖에 안된 실업초년생들이다.
이밖에 기천만원을 들인 호남정유의 김현숙(21·1m80㎝)이 팀에 대한 불만 등으로 코트를 떠날 것으로 알려져 여자실업배구의 스타공백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은퇴파문에 휩쓸려있는 이들 선수들은 소속팀의 기둥이자 대부분 국내최고의 국가대표급 센터들로 소속팀은 물론 한국여자배구에까지 큰 타격을 주고있다,
이와 관련, 수억의 스카우트비를 들인 모 실업팀은 스타급들의 조기은퇴로 인한 후유증으로 팀 해체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은퇴이유는 건강과 학업 등을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한몫」을 이미 챙겼기 때문에 힘들고 고달픈 운동을 기피, 조기은퇴의 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실업팀들은 억대를 투입하는 신인선발에 대해 회의감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배구계에서는 차제에 한국도 선수들과 연봉계약제를 채택하는 세미프로화를 검토할 단계에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