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서울|35개 하천변이 저지대 주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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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은 물에 약하다.
한강으로 흘러드는 중랑·안양·개화·성내·탄천 등 크고 작은 35개 하천주변 주택가 지면의 높이가 대부분 하천수위보다 낮아 폭우가 쏟아질 때마다 물바다를 이루기 때문이다. 지난 84, 87, 90년의 대홍수때 물에 잠겼던 상습침수 저지대는 46개 지역. 이들 지역 중 성내·풍납동(성내천), 구로·개봉동(개화천), 봉원·난지도(봉원천) 등 6개 지역은 하루강우량이 2백㎜이상이면 2천여가구(이재민 1만3천명)가 물에 잠긴다..
또 하루 3백㎜이상 내리면 41개 지역 5만4천여가구(이재민28만명)가 물바다가 된다. 하루에 4백86㎜의 소나기가 쏟아졌던 90년의 대홍수 때는 51개 지역에서 5만4천여가구가 침수돼 28만명의 이재민을 냈다. 84년과 90년 두 차례나 물에 잠겼던 풍납동321, 풍납2동387 일대는 여전히 적색 침수우려지역으로 남아있다. 성내 1, 2펌프장의 부족한 용량을 보강하기 위해 2펌프장 확장공사를 벌이고있으나 올 하반기에야 완공이 가능하기 때문.
또 성내천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성내천 고지대 배수로(1천75m)공사의 공정 또한 30%에 그치고있어 하천주변 5천5백여가구가 불안해하고 있다.
상습침수지역인 공항·구의·한강로·고덕·면목4·고척동 일대는 펌프장 신설계획만 세워놓고 있을 뿐 예산부족으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봉원천변의 신수·상수동 펌프장 신설공사도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가양·방화동 일대(2백83㏊) 또한 현재 시공중인 마곡펌프장 신설공사 공정이 50%에 그치고 있어 3만1천여가구가 수해에 무방비상태다. 이밖에 ▲암사동512 일대(29㏊ 7천가구) ▲잠실본동(5·2㏊ 1만5천가구) ▲가락동509 일대(42㏊ 4천가구) ▲송정동66·화양동151 일대(48·5㏊ 2천가구) ▲마장동756·사근동200 일대(25㏊ 1천3백가구) ▲노량진동(17㏊ 1천3백가구) ▲고덕동(15㏊ 2백60가구) ▲면목4동(5㏊ 1백53가구)등도 가압펌프장이 설치돼있으나 용량부족 등으로 침수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서울의 상습침수지역 63곳에는 17만3천마력 규모의 펌프 3백22대가 설치돼있다 또 11곳(난지·송정·증산·당인·서래·마장·대방·중곡·몽촌·성산2·행당)에서 펌프장 신설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6곳(공항·구의·한강로·고덕·면목4·고척)도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펌프시설 자체가 부족한데다 관리소홀 등으로 잦은 고장을 일으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지난5월 서울시가 장마철에 대비, 펌프장 일제점검을 실시한 결과 뚝섬·용답·군자·난지간이·염창2·반포·전농·장안·풍납·성내2·철산·시흥·개봉펌프장은 유수장 도수로에 흙이 쌓여있고 벽이 일부 파손된 사실이 드러나 보수공사중이다.
자양·금호·성산1·독산·구로2·도림3·잠원·암사·신정1·도림1 펌프장은 모터와 케이블헤드 등 기계시설이 노후한데다 옥외 배전반이 부식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는 이에 따라 4백63억원을 들여 휘경·용답·뚝섬·용두·양재·군자·암사·탄천·전농·옥수 등 15개 지역의 펌프장 용량을 늘리고 낡은 시설·장비를 개선·교체하는 보강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들 공사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야 완료될 예정이어서 집중호우에 대비한 응급대책이 시급하다. <김석기·정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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