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더비, 내일 레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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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회 켄터키 더비를 이틀 앞둔 4일(한국시간) 비가 오는 처칠다운스 경마장에서 칼멘 로사 기수가 ‘컬린’을 타고 주로를 달리고 있다. 작은 사진은 다크호스로 떠오른 ‘도미니칸’. [루이빌 AP=연합뉴스]

'장미를 향한 질주(Run for the roses).'

6일(한국시간) 미국의 눈과 귀가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처칠 다운스 경마장으로 쏠린다. 미국 최고의 경마대회 중 하나인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다. 세 살짜리 경주마 중 최고끼리 맞붙는 켄터키 더비는 우승 기수에게 장미를 한 다발 시상한다.

올해로 133회를 맞는 켄터키 더비에는 한국인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바로 '도미니칸(Dominican)'이라는 경주마 때문이다. 도미니칸은 최근 벌어진 '켄터키 블루그래스대회'에서 이번 켄터키 더비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스트리트 센스(Street sense)'를 꺾고 우승했다. 스트리트 센스는 지난해 브리더즈컵 주브나일에서 우승해 최우수 2세 수말로 등극했으며 올해는 '탬파베이 더비'에서 우승, 미국의 3대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하는 '트리플 크라운' 1순위 후보다. 전문가들은 스트리트 센스 외에도 '그레이트 헌터' '노비즈 라이크 쇼비즈' '서큘러콰이' 등을 우승후보로 꼽고 있다. 스트리트 센스를 꺾은 도미니칸은 당연히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도미니칸의 엄마인 '퍼스트 바이올린'이 지금 한국에 있다. 한국인 허영희씨가 씨암말로 쓰기 위해 2005년 경매에서 6만 달러에 구입한 것이다. 새끼인 도미니칸이 맹활약하자 퍼스트 바이올린의 전 소유주가 최근 허씨에게 재매입을 요청했을 정도로 값이 치솟고 있다.

켄터키는 미국에서 말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켄터키에서 자라는 블루그래스(Blue Grass)라는 풀에는 칼슘이 많아 경주마 생산에 유리하다. 켄터키주의 관문인 렉싱턴 공항 이름도 '블루그래스 에어포트'다. 켄터키 더비에서 우승한 말은 바로 스타덤에 오른다. 마주와 기수도 부와 함께 명예를 차지한다.

성백유 기자

◆ 켄터키 더비=벨몬트 대회, 프리크니스 대회와 함께 미국의 3대 경마 레이스 중 하나다. 매년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켄터키주 루이빌의 처칠 다운스 경마장에서 벌어진다. 3대 레이스의 특징은 세 살짜리 말만 출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말들은 향후 미국 최고의 경주마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식적으로 켄터키 더비라는 이름으로 대회가 열린 것은 1875년으로 올해가 133회 대회다. 켄터키 더비에는 묘한 징크스가 있다. 경주 전에 우승이 예상되는 최고 인기마가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1979년 스펙터큘러 비드, 2000년 후사이치 페가수스 외에는 모두 예상 밖의 승부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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