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대표 최경덕 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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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사활의 갈림길에 선 한국여자농구의 부활책은 없는가.
한국여자농구가 아시아정상은 물론 80년대와 같이 세계정상으로 웅비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스파르타식 훈련, 짜임새 있는 팀웍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스페인 비고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올림픽 본선진출을 다투는 여자농구 프리올림픽(5월28일∼6월7일)에서 2승4패라는 국제대회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탈락한 한국대표단이 7일 오후 쓸쓸히 귀국했다.
대표팀 최경덕(삼성생명·사진) 코치를 만나 「패배의 변」을 들어봤다.
―체력으로 장신벽에 맞서온 한국여자농구가 이번 대회에서 최약의 체력팀이란 비난이 자자한데.
▲태릉선수촌에서 매주 크로스컨트리훈련을 실시하는 등 체력훈련은 강도 높게 실시했습니다. 다만 대회에 임박, 무리한 해외전지훈련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난조에 빠져 힘들어한 것 같습니다. 대표팀은 전지훈련을 겸한 프랑스 툴루주 프렝탕대회에 참가했다가 5월초에 귀국했고 이어 3주일간 태릉에서 손발을 맞추다 22일 대회지인 스페인으로 날아가 28일부터 경기에 출전하는 등 강행군이었죠.
―한국의 트레이드마크인 근성에서도 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농구가 극복해야할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정신력·근성부족이 아닌가 합니다. 한국팀은 몸을 날리며하는 악착같은 수비도, 이겨야겠다는 정신력도 모두 실종된 것 같습니다. 게임을 너무 쉽게 포기합니다. 사실 대표선수들은 다 억대를 넘는 스타들이고 각 팀의 에이스로서 팀에서는 최고로 대우받던 선수들 아닙니까. 이런 선수들을 대표팀에서 체력보강을 한다는 이유로 우격다짐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외국팀에 대한 정보부재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점인 것 같은데.
▲외국팀들은 우리보다 10㎝(10㎏)이상의 신장·체중으로도 더 열심히 움직이며 리바운드도 잡고 중거리 슛도 정확히 적중시키는 등 정신력·기량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진일보해 있었습니다.
―앞으로 대책이 없겠는지.
▲누구라 꼬집긴 뭐하지만 현 대표 중 노장을 중심으로 절반이상은 교체돼야 한다고 봅니다. 또 장기적 안목으로 대표선수를 선발, 손발을 맞출 수 있어야 하며 감독이 전권을 갖고 체력강화·전술 등을 다듬을 수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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