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애물단지’SK네트웍스 워크아웃 졸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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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08면

SK네트웍스가 이번 주 중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할 예정이라 눈여겨볼 만하다.

이 회사는 SK그룹의 뿌리 기업이다. 1953년 선경직물회사로 설립돼 선경㈜→SK상사→SK글로벌→SK네트웍스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에게는 이 회사가 애물단지나 다름없다. 그는 2003년 이 회사의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을 당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룹 전체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몰렸었다. 최 회장은 다급한 나머지 개인 돈이나 다름없던 워커힐 지분(40.69%ㆍ약 1200억원을 SK네트웍스에 내놓겠다고 채권단에 약속했다. 대신 채권단은 최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인정해주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최 회장은 워커힐 지분을 차일피일 미루며 4년 가까이 내놓지 않았다. 사재출연을 하면 증여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걸림돌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를 예의주시하며 압박했다. 최 회장은 그룹이 낙후된 순환출자 구조인 데다 지분 장악력이 적어 선진형인 지주회사로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자신의 분식회계 원죄가 있는 SK네트웍스가 걸림돌이었다. 이 회사를 외면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최 회장은 11일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워커힐 지분도 사재출연을 하겠다고 했다. <관계기사 19면> 막판까지 이 문제가 골칫거리였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네트웍스는 SK증권의 대주주(22.71%)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SK네트웍스는 이 지분을 2년 내에 팔아야 한다. 하지만 채권단과 그룹 측은 당분간 SK증권을 매각하지 않을 방침이다. 똑같은 운명이었던 대우건설과 LG카드가 새 주인을 찾은 것과 달리 SK네트웍스는 다시 옛 주인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그룹 내 유일하게 남은 금융회사인 SK증권의 향배가 계속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17 일 미 소비자물가지수 발표(3월치)
18~21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평양)
19일 전경련, 한· 미 재계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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