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채용 6% 이상 줄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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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채용시장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지와 채용전문업체 헬로잡(http://hellojob.com)이 15일 1백15개 주요 대기업의 내년 채용 규모를 공동 조사한 결과 1만8천9백3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올해 채용 규모 2만1백64명보다 6.1% 감소한 수치다. 올 채용 규모는 지난해(2만4천4백21명)보다 17.4%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10%에 육박하는 체감 청년실업률을 올해에도 거의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백15개사 중 채용 규모를 확정한 기업은 삼성전자 등 41개사로, 내년에 1만1천21명을 뽑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예 신규 충원이 없다고 밝힌 기업은 11개사였으며, 나머지는 채용은 하되 그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헬로잡 최윤선 리서치팀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채용 규모가 다소 감소하는 것은 기업들이 여전히 내년 경기를 낙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이 같은 전망은 내수 경기와 직접 연관이 있는 자동차업계와 유통업체들의 반응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현대자동차.GM대우.르노삼성자동차 등 자동차 회사들은 모두 신규 채용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매년 회사별로 수백명에서 1천명 이상을 뽑아왔던 것을 감안하면 자동차 회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 경기회복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방증인 셈이다.

유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규 채용이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 역시 내년 충원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지난해 1천5백명이나 뽑았던 롯데쇼핑이 올해는 1백20명만 신규 채용했고 내년엔 5백명 정도로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경기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 중 하나인 건설업계도 상황이 좋지 않다.

조사대상 15개 기업 중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은 6개사에 불과했고, 이 중 5개사는 모두 올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건설회사 관계자들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건설경기가 완전 침체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 채용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나마 청년실업 해소의 숨통을 터주고 있는 곳이 일부 전자업체다. 삼성전자 인사담당 김현도 차장은 "국내 경기에 상관없이 3천명 정도를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천명, 올해 2천4백명 등으로 채용 규모를 매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정선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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