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바랜 옷패션 「스톤워시법」창안 불 디자이녀 저버 부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의 발전상도 볼 겸 디자인의 아이디어도 얻기 위해 잠시 들렀습니다.』 색이 바랜 듯한 발색효과를 내는 스톤워시가공법을 지난 80년 진에 처음 시도, 전세계적으로 대대적인 선풍을 일으켰던 프랑스 디자이너 마리테(50)·프랑수아 저버(47) 부부가 22일 1박2일의 짧은 여정으로 서울에 왔다.
지난 66년 식탁보를 세탁하다 허옇게 색이 바랜 것을 발견, 이 낡아 보이는 느낌을 살려 옷을 디자인하는데 착안한 저버 부부는 80년 모래를 이용해 진을 세탁하는 샌드워시법을 개발한데 이어 커다란 돌·수세미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다 마침내 현재의 가벼운 돌을 이용하는 스톤워시 가공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의 가공법은 미국진의 대표적인 게스가 도입하면서 세계적인 붐을 일으켰으며 실크·폴리에스터 등 다른 섬유에까지 파급시켜 「소재 혁명」을 가져왔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 가운데 가장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으로 꼽히는 프랑수아씨는 『여행을 다니며 길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아이디어와 소재를 찾는다』고 자신의 아이디어 산출비결을 살짝 공개. 그는 서울에서도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를 보고 새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저버씨 부부가 추구하는 옷은 편안하면서도 자유로운 옷. 동시에 형태·기능·소재에서의 다양함도 중시한다. 남편 프랑수아씨는 끊임없이 배낭여행을 하며 옷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한편, 부인 마리테씨는 이 아이디어를 정리해 제품화할 수 있게끔 함으로써 전세계 디자이너 부부 중 가장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저버씨 부부는 현재 전세계에 15개의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으며 이탈리아·미국·일본·한국 등 9개국과 라이선스제휴를 하고 있다. 이들이 91년 한해동안 벌어들인 돈도 무려 2천7백30억원이 넘는다.
「한국 시장의 무한한 잠재성」을 확신하고 있는 저버씨 부부는 『첫 한국방문에서 아이디어의 소득이 많았다』며 즐거워했다. <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