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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정배역 무척 떨려요-M-TV『마포무지개』여대생역 신인탤런트 김희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MBC-TV『사랑이 뭐 길래』의 후속 드라마인 마포무지개』에 중요배역으로 전격 발탁된 신인 김희정(20)은 요즘 표정관리가 어렵다. 드라마의 첫 고정 배역으로, 그것도 비중 있는 주말 연속극의 눈길끄는 역을 맡아 기쁘기 그지없지만 내심 고민이 많다. 자신이 맡은 극중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해 행여 이 드라마를 망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제작진으로부터 출연통보를 받았을 때의 기쁨은 대단했어요 .그렇지만 방송사에 발을 들여놓은 지 처음으로 고정배역이 주어졌고, 그 역할이 크다보니 무척 떨려요. 같이 출연하는 선배연기자들이 다들 쟁쟁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려요.』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찾아든 이 같은 행운을 꽉 붙잡을 수 있을까 하는 들뜬 마음에 방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는 김양 자식의 말이면 뭐든지 들어주는 집안의 셋째 딸로 당돌한 대학생역할이 그녀가 이번에 맡은 극중배역이다.
『연기에 관한 한 아직 내세울 것이 없어요. 그저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할밖에요.』
김 양의 연기가 어떻다고 딱 부러지게 평가하기 어려운 깃은 그녀의 얼굴이 아직까지 시청자들에게 낯설다는 사실과도 무관치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동안 얼굴을 내민 드라마에서 그녀가 보여준 극중 역할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던 탓이다.
『대부분 대사 없이 잠깐 스쳐 지나가는 단역에 불과했다』는 그녀의 말대로 방송계 입문 후 1년 남짓의 나날을 거의 이런 식으로 보내야 했다. 서울예전 방송 연예 과1학년인 김 양은지난해 이맘때 MBC20기로 방송사에 들어왔다. 연수를 마치고 본격적인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그해 연말 드라마촬영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잊지 못한다.
다른 신인연기자 한사람과 함께 촬영현장에 있었어요 그 친구는 계속 NG를 내는데도 연출자가 다독거리면서 촬영을 계속 하더군요.그런데 저는 아무런 배역이 없었죠. 저라고 왜 질투심이 없었겠어요.「나한테 맡기면 더 잘할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죠. 촬영이 끝날 무렵 제가 할 일없이 앉아 있는 게 불쌍해 보였던지 연출자가 대본에 없던 단역을 하나 맡기더라고요. 저는 성의껏 한다고 했는데 연출자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가 봐요. 가차없이「컷!」하는 연출자의 목소리가 귓전에 맴돌며 좋은 연기자가 돼보겠다는 제 꿈은 허공으로 날아간 기분이었어요.』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김양은 그래서 그때의 아픔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다음달 초부터 방송되는 마포 무지개』에 승부를 걸고싶어한다.
보는 이의 시선을 끄는 귀여운 인상이 김양의 매력이다. 이 하나만을 믿고 그녀에게 중요배역을 맡긴 제작진의 기대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몹시 궁금하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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