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영·남규리 등 연예인 과다노출은 관음증의 산물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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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과다노출은 관음증(觀淫症)의 산물이다"

한 비뇨기관 전문의는 요즘 연예가를 풍미하고 있는'과다노출 신드롬'에 대해 이렇게 꼬집었다.

이성의 은밀한 모습을 몰래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규시욕(窺視慾 :관음증의 하나)이 성(性)을 상품화하려는 연예 기획사들에 의해 합법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게 그의 비판이었다.

특히 과다노출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10대 연예인들의 경우, 사회적 자각력이 채 여물지도 않은 나 어린 상태에서 준(準) 매춘행위를 강요받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28일 인터넷엔 인기그룹 쥬얼리 출신 솔로가수 서인영이 출연한'서인영물쇼 동영상 '이 올라 화제를 일으켰다.

검은색 속옷에 흰 셔츠를 입고, 무대장치에서 뿌려진 물에 흠뻑 젖은 육감적인 모습의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29일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녹화도중 벌어진 이 사건은 제작진 스스로 너무 심한 노출을 우려해 서인영에게 옷을 갈아입고 재촬영하도록 조치하면서 마무리 됐다.문제의 장면은 29일 방송에서 빠진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본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았다.

이날 오전부터 인터넷 주요 사이트에서는 '서인영','서인영물쇼','서인영물쇼동영상' 등 검색어들이 네티즌들의 손길을 잡아 챘다.

검색된 기사 아래 네티즌들이 남긴 댓글들 중에는 "세상 말세,딸 잘 키워야 겠네,애들보면 어쩌나..."등등 급속하고 거침없이 퍼져나가는 성 상품화의 후유증을 우려하는 지적들이 상당수 올랐다.

작년 말에도 연예인의 과다노출이 언론의 도마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이른바 '남규리 가슴 노출 사건'.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린 제 2회 '빅4 콘서트'에서 그룹 '씨야'의 멤버 남규리가 춤을 추다 가슴을 노출시킨 방송 사고였다. 판도라TV에 오른 문제의 동영상은 온라인을 타고 급속히 퍼졌다.네티즌들 사이엔 '기획성 노출'이니 '방송사고'니 갑론을박이 일었다.

딱히 옷을 벗고 나선 것만 과다노출이라고 할 수 없다.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 사회에 관음증 해소를 겨냥한 성 상품들은 널려 있다.

한 음료광고회사의 TV광고의 경우 10대의 신인 연예인을 출연시켜 짧은 치마가 바람에 날려 속이 보일락말락한 장면을 리얼하게 묘사하했다. 완전히 벗기진 않았더라도 하늘거리는 치마를 보며 상상의 날개를 펴게 하는 상업주의는 바로 관음증의 상품화에 다름 아니다.

관음증의 상품화에 대해 전문가들의 해석은 엇갈린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피해는 결국 성폭력 등 사회비용으로 돌아온다"며 적절한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광고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법과 제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당한 시장행위"라며 이런 지적을 일축한다.

우리가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자본주의 나라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업계의 주장도 무시할 수 만은 없다.다만 누가 그랫듯이 시비(是非)를 떠나 규시욕과 성 상품화에 대한 용인이 결국 사회비용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곱씹어 볼 때가 된 것 같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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