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한다고 목숨까지 버려서야…/여고생 등 넷 잇단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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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투신에 분신까지
11,12일 이틀간 여고생·대입학원생 등 4명이 학업성적 부진을 비관해 잇따라 자살했다.
특히 이들은 동반투신,혹은 분신이라는 방법으로 자살기도해 충격을 던지고 있다.
▲12일 오전 3시쯤 전북 군산시 송풍동 951 염연영씨(46·운전사) 집에서 중간고사를 잘못치러 성적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던 염씨의 외동딸 경아양(17·군산Y여고 1)이 온몸에 석유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군산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다 12일 오전 10시쯤 숨졌다.
경찰은 염양의 책상에 『하는 일이 안된다』『명복을 빌어달라』고 쓴 노트가 놓여있고 병원에서도 『공부가 안돼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말한 점으로 봐 성적을 비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오후 2시쯤 대전시 비래동 148 하버드학원 4층 여자화장실에서 이 학원에 다니는 이미경양(21·대전시 대화동)이 길이 2m 정도의 줄넘기줄로 천장 수도관에 목매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양이 지난해 12월 중순께 대학진학을 위해 자신이 다니던 H투자금융회사를 그만둔뒤 학원기숙사에서 숙식하며 공부해왔으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고민해왔다는 학원친구들의 말에 따라 성적부진을 비관,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오전 5시쯤 부산시 온천동 동래럭키아파트 9동 15층 옥상에서 경북 포항제철고 3년 김모양(17·포항시 용흥동)이 성적이 저조한 것을 비관,45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함께 자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같은 반 친구 김모양(17)은 『10일 오후 1시쯤 부산에 와 자살하기로 결심,11일 오전 1시쯤 이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맥주를 나눠마신뒤 부모님 앞으로 유서를 남기고 친구는 투신했으나 자신은 겁이 나 뛰어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8시20분쯤 부산시 구서2동 선경아파트 1동 12층 베란다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동래여고 1년 이모양(16)이 35m 아래로 떨어져 숨져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김태식씨(54)가 발견했다.
경찰은 반에서 수석을 다투는 이양이 현재 치르고 있는 중간시험에 대한 불안·중압감을 못이겨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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