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마바둑전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제14회 세계 아마추어 바둑 선수권전」이 5월24일부터 30일까지 1주일간 일본 지바(간섭)시에서 열린다. 한국은 이용만 아마 5단(29)이 대표선수로 출전하며 프로기사 정동식 4 단(국수전 관전기사)이 단장을 맡아 인솔한다.
이용만 아마5단은 과거 수년간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서 16강 근처를 맴돌다 이번 선발전을 겸한 아마국수전(동아일보사 주최)에서 우승, 대표선수의 자격을 획득하면서 일약 아마바둑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그 동안 아마바둑계의 4천왕 격이었던 김철중·김준영·이관철·안관욱 등이 프로 기사에의 등용문인 한국기원 입단대회를 통과, 프로로 데뷔함으로써 과연 누가 뒤를 이어 정상에 군림할는지 궁금했었는데 바둑 팬들에게 그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이용만씨가 혜성처럼 나타난 것. 이 아마5단은 요즘 매일같이 한국기원에 나와 훈련을 받는 한편 프로들의 공식 대국을 참관하는 등 집념을 불태우는 모습이어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 기대된다.
그런데 한국은 지난 13년간의 대회사상 한차례도 우승을 못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유창혁이 중학생 최연소 참가자로 우승성 준우승(중국의 현 프로8단인 왕군에게 다 이겼던 바둑을 종반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역전패 당했었다)을 한 것과 안관욱이 스위스룰의 편파성 영향으로 억울하게 준우승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을 뿐이다.
김철중·이관철 등도 3, 4위에 그쳤고 이학용(일명 이창곤)아마6단도 중국의 차택무를 꺾는 기염을 토하고도 4위에 머물렀었다.
한국 프로바둑이 세계를 석권하는 이때 아마 바둑도 크게 떨쳐야만 구색이 맞지 않겠는가.
그것은 우리의 아마바둑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건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 나름대로의 판단이다.
「세계 아마 바둑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선수가 우승하려면 ⓛ충분한 훈련기간을 위해 대표선발을 대회참가 10개월 전쯤 할 것 ②비용이 들더라도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훈련(정신력 강화 포함)을 시킬 것 ③예의범절이나 국제적 행사 참가에 필요한 매너 등을 가르칠 것 (어디에 가서도 자연스러워야 주눅이 들지 않고 실력발휘가 됨) ④사전에 다른 나라 선수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들의 기보를 철저히 연구 분석할 것 ⑤대회에 참가해서는 선수단전원이 일치 단결하여 시합에만 신경을 쓸 것 ⑥선수의 건강과 컨디션에 유의하고 시합이 끝날 때까지 TV를 못 보게 할 것 ⑦우승하면 특전으로 프로자격을 줄 것 등 이렇게 공들일 필요가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