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화타 '장병두 할아버지 구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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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카페 '장병두 할아버지 생명 의술(醫術) 살리기 모임' 제공]

'현대판 화타 장병두 할아버지를 구해주세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병두(91) 할아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불법 의료행위를 했지만 그를 '현대판 화타'로 칭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구명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 장 씨의 구명운동을 위해 나선 사람들은 그동안 그의 의술로 병이 나았거나 그 의술이 널리 전파되길 바라는 이들이다.

장씨는 지난 2003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군산시의 한 주택에서 무면허 약사인 조카의 안내를 받아 환자들을 진료해 3천여 회에 걸쳐 환자 1인당 50만 원씩 모두 13억 98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한 달 뒤인 12월에는 집행유예와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장씨는 항소심 첫공판을 앞두고 있다.

장씨의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은 장씨를 이 시대의 '화타'로 부른다. 화타는 중국 한말의 전설적인 명의로 외과를 비롯, 내과.부인과.소아과.침구 등 의료 전반에 두루 능했다.

온라인에도 '장병두할아버지 생명 의술(醫術) 살리기 모임'(cafe.naver.com/lovelifejang)이라는 커뮤니티가 생겼다. 회원들은 "할아버지는 사람의 수명을 예상할 수 있으며 수명이 다해 도저히 치료할 수 없으면 그대로 돌려보낸다"며 "치료 가능하다고 말씀하시면 그 질병은 백혈병이든, 암이든, 어떤 불치병이라도 치료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장씨의 의술로 병을 고쳤다는 회원들이 쓴 치료 경험담도 줄을 잇고 있다. 박용삼씨는 "위염이 위궤양으로 발전됐고 이것이 암으로 번질까봐 걱정했는데 할아버지가 지어준 약을 몇 달 먹고 나았다"고 말했다. 이모씨도 "난소암 진단을 받고 서울의 병원에서 수술 후 치료를 받고 한방병원에도 가보았으나 호전되지 않았다"며 "실망과 좌절 속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중에 지인을 통해 할아버지를 만나 약을 먹고 완쾌됐다"고 전했다. 이씨는 "국내 최고라 일컫는 양의학병원과 한의학병원에서도 치료할 수 없었던 병을 완쾌할 수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의 훌륭하고도 신비로운 의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들은 또한 "현대 의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장 할아버지의 의술이 중도에 끊기지 않고 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제도권이 나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장씨의 변호를 맡은 박태원 변호사는 "장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여러분이 법정에 나오실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분이 간절한 마음으로 나오실 줄은 미처 몰랐다"며 "우리 시대의 신의(神醫)이신 장병두 할아버지께 무죄판결이 선고되는 그날까지 더욱 힘내겠다"고 밝혔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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