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학교' 를 대선 이슈로 6000만 달러 캠페인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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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사진(左)) 회장이 금융회사인 선아메리카와 건설회사 KB홈을 일궈 큰 돈을 번 유대인 부호 엘리 브로드(右)와 손잡고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교육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6000만 달러(약 550억원)를 들여 교육개혁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25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강한 미국학교 만들기(Strong American Schools)'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교육 개혁의 중요성을 미국민들에게 알려 대선 어젠다(의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게이츠는 "정치인들과 국민의 의지 부족이 미국 학교 개혁 작업의 큰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오랜 민주당 후원자인 브로드 역시 "미국 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는 '현행 교육제도에 큰 문제가 있으며, 진정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미국민이 깨닫게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선보인 첫째 광고엔 한 학생이 'Iraq(이라크)'와 'history(역사)'의 스펠을 각각 'Irak'와 'histery'로 잘못 쓰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 옆엔 '교육을 바꾸려면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선 후보들에게 묻는다. 학교를 개선하기 위한 당신의 공약은 무엇인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미국 공교육 개선을 위해 2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지만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교육 문제를 대선 어젠다로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강한 미국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에 투입할 6000만 달러는 게이츠 회장과 브로드가 나눠 부담한다. 지금까지 게이츠 재단은 18억 달러, 브로드 재단은 2억5000만 달러를 학교 개선 작업에 투자했다.

자선 재단이 특정 정치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불법이다. 따라서 게이츠 회장과 브로드는 지지 후보를 표명하는 대신 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에 집중할 계획이다. TV와 라디오.인터넷 광고 같은 방법을 총동원해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NYT는 두 사람의 프로젝트가 미국의 역대 선거 이슈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진실을 위한 참전용사와 전쟁포로들'이라는 단체가 2004년 당시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2240만 달러를 지출한 것이 최다 액수였다.

최지영 기자

◆ 강한 미국학교 만들기(Strong American Schools) 프로젝트=미국의 초.중.고교 국가 교육 과정을 좀 더 일관성 있고 통일되게 만들고, 수업 시간과 교육받는 기간을 확대하며, 성과급제 등으로 교사의 질을 높이자는 세 가지 목표로 진행되는 대선 이슈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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