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선거과열 32명 사망/유세장 2곳서 폭탄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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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쿠데타설속 폭력난무… 1만여명 부상/장거리전화회사 파업 통신마비
【마닐라 AFP·AP·UPI=연합】 11일 총선을 앞둔 필리핀에서는 폭력으로 지난 3개월사이 32명이 숨지고 1만여명이 부상하는 한편 군 쿠데타설까지 나도는 등 선거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8일 새벽 필리핀 장거리전화회사 근로자들이 전면 파업에 돌입,총선을 무산시키기 위한 군부 쿠데타의 사전준비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필리핀 장거리전화회사는 필리핀의 모든 장거리전화 및 국제전화서비스를 맡고 있으며 업무의 60% 가량이 교환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이번 파업은 지역간 통신 및 국제전화소통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리산드로 아바디아 군참모총장은 이같은 쿠데타설을 무마하기 위해 이날 마닐라 교외 아기날도기지 군사령부에 각군 지휘관 등 5백여명을 소집,초청된 선거관계자들 앞에서 민주주의 수호와 군의 엄정중립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이날 선거유세장 두곳에서 저격과 폭탄폭발이 발생해 투부드시 시장을 비롯,5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선거는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와 코라손 아키노대통령이 공식 지지하는 후보가 서로 다르고 이멜다 마르코스 등 마르코스 전 대통령세력을 등에 업은 후보자들이 난립,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다.
하이메 신 추기경은 여론조사에서 3∼4위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하원의장 라몬 미트라후보를 지지하고 있어 혼선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3천2백만 유권자가 정·부통령뿐만 아니라 상하 양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총 8만7천여 후보중 1만7천21명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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