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가열… 초반부터 “신경전”/민자 양진영 대의원 확보전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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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표 당무정지·공영제등 거론/노대통령 속뜻도 유리한 무기로
민자당의 5월전당대회 득표전이 본격화되면서 김영삼·이종찬 양진영간에 신경전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종찬 의원진영은 김영삼 대표의 당무집행정지와 선거공영제확대를 요구하면서 노태우 대통령의 중립문제를 물고 늘어지는등 주로 시비를 거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대표쪽은 「선전공세」에 말려든다며 정면대응을 피하면서도 내심 역공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의원진영은 늦게 출발한 것을 「바람작전」으로 만회한다는 전략아래 『경선에 불공평한 대목이 많다』는 점부터 제기하고 나왔다.
장경우 선거대책본부(선대)부본부장은 『국회의원선거때도 공고된후는 국회의원직무행위가 중지되고 후보로서만 활동하게 돼 있다』며 『다른 후보자와 기회균등차원에서 우월한 지위인 대표최고위원직 수행이 일시 정지돼야 한다』고 김대표의 대표직무정지를 요구했다.
이는 노대통령과의 청와대주례회동을 활용하고 있는 김대표진영의 비교우위를 차단하고 노대통령의 엄정중립자세를 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관측된다.
심명보 선대본부장은 『노대통령은 자유경선의 참뜻을 살려야 한다』면서 『우리는 누구처럼(노대통령에게)손들어 달라고 요구할 생각도 없고 그래선 안된다』고 말했다.
박태준 최고위원의 출마 좌절이 노대통령의 본심을 반영한 것이라는 「외압설」이 만연한 가운데 제기된 문제여서 중도관망파 위원장들은 이의원측의 수위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대표진영의 신경식 비서실장은 『전당대회 기간이라고 해서 당무가 중단되선 안된다』고 했고 이치호 의원도 『정치공세에 불과하며 맞대응할만한 것이 못된다』고 묵살했다.
그러나 김대표진영은 노대통령의 중립문제에 대해선 『공정한 관리자 입장을 취하는 것과 누구를 밀어주는 것은 별개』라는 입장.
양쪽의 논쟁에 대해 이춘구 사무총장은 김대표가 당대표를 겸임하는 것이나 박최고위원이 이의원진영선거대책위에 참여하는 것 모두 『당헌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의원진영의 초반 공세중 관심을 끄는 것중 하나는 후보자 개인연설회를 당이 관장해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선시행규칙에 따르면 각후보는 15개 시·도지부에서 한번씩 개인연설회를 가질 수 있고 후보들이 합의하면 무제한 합동연설회를 열 수 있는데 김대표진영에선 이의원과 맞상대해봐야 위상만 올려준다는 이유로 합동연설회를 피하고 있다.
개인연설회도 현재 세불리한 이의원진영에선 『상대방이 압력을 넣으면 대의원들의 참석이 어려운 만큼 대의원 소집과 비용을 당이 맡아야 한다』고 공영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의원진영은 위원장 숫자의 현격한 열세를 대의원 「표」로 만회한다는 것이어서 지구당대의원들에 대한 위원장의 장악력을 느슨한 상태로 유지시키는게 유리하다는 전략이다.
또 이의원진영은 김대표측의 지구당위원장상대 서명운동 및 추대위구성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대표진영의 김윤환 의원은 『개인연설회의 대의원참석은 자유의사에 달린 것』이라고 반박하고 『위원장들의 서명은 분명한 지지표명에 불과한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당선관위는 후보추천서외의 서명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종찬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후보자가 연설을 못하도록 하는 벙어리대회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정견발표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표측은 대꾸조차 않는다.
○…신경전의 초점은 역시 「노대통령본심」퍼뜨리기다.
김대표진영은 박최고위원의 중도포기가 외압과는 무관하다는 표면적 자세와는 달리 헷갈리는 관망파위원장들에겐 『박최고위원의 좌절을 보라』는 식으로 노대통령이 김대표로 결심했음을 알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의원진영에 발을 걸친 눈치파의원들이 위축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이의원 진영은 『노대통령은 개입해서도 안되며 개입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김대표진영이 이의원 동조세력을 와해하기 위해 노대통령의 본심을 교묘하게 왜곡,선전하고 있다』고 반격하고 있다.
이의원 진영은 또 『김대표쪽에서 각종 자리를 보장하는 입도선매를 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의원진영의 한 중진의원은 『김대표쪽에서 팔아넘긴 총리숫자가 3명,부총리가 5명,알짜 국회상임위원장이 상당수』라고 주장하고 있는데,김대표진영은 『흑색선전』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한 의중을 비치지 않는 김종필 최고위원을 놓고 김대표진영에선 『우리편 선거위원장을 맡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의원쪽에선 『JP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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