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바둑산책|6회 중·일 슈퍼대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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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흔들리는 수문장
「제6회 일 중 슈퍼대항전」에서 일본 팀이 가까스로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팀으로서는 제4회에 이어 두 번째 개가인 셈이다 (중국 팀은 제1, 2, 3회와 5회 때 우승).
중일슈퍼대항전은 각7명 또는 8명이 출전, 「줄 씨름」방식으로 대전하는데 이번6회 대회는 극적인 요소가 많았다. 중국 팀의 신예 정홍7단은 일본 바둑계의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고마쓰(소송영수)· 오가다(소현진수)·요다 (의전기기) 8단을 연파, SBS세계바둑최강전 때의 유창혁 5단을 방불케 했으며 일본의 가다오카(편강총) 9단도 중국 팀의 정홍7단·요계영 8단·양위업 7단을 깨뜨려 단숨에 빚을 갚았다.
한편 아와지(담노수삼)9단과 고바야시(소림각) 9단도 각각 2승씩을 올려 일본 팀이 고바야시· 하네(우근태정)· 가토 (가등정부)의 3명이 남은 상황에서 중국 팀은 운위평 9단만 외롭게 남아 고군분투하게 되었던 것.
과거에도 이런 경우는 가끔 있었고 그때마다 정위평이 남은 일본 선수들을 모조리 해치움으로써 「철의 수문장」이라는 유명한 별명을 얻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화다. 『이번에는 어떨까.』 정위평의 활약에 바둑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과연 정위평은 고바야시9단을 꺾은 데 이어 하네9단에게 제4회 때의 패배를 설욕하는 등 저력을 발휘, 일본 팀의 마지막 출전자 가토9단과 1대1의 단판 승부를 벌이기에 이르렀다.
또 한번 정위평 신화가 이루어질 것인지가 흥미로운 가운데 두어진 가토9단과의 최후 결전에서 정위평이 줄곧 우세한 내용이었으나 중방이후 마지막 고비에서 실착을 범해 아깝게 무릎을 꿇고 맡았다.
과거에는「자기 최면」에 능해 불리한 판세를 잘 뒤집는 이른바「역전의 명수」였던 정위평이 최근에는 다 이긴 바둑을 곧잘 놓치는 등 거꾸로 역전패를 당하는 사례가 많아 중국 바둑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제1회 응창기배 결승5번 승부 때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그 증상은 작년의 후지쓰배 때와 SBS세계바둑최강전 등으로 이어지더니 이번 중일슈퍼대항전 최후 결전에서 고질병처럼 또 튀어나온 것. 정위평도 점점 노쇠현상을 주체하기 어려운 인상이다.
한편 제7회 일 중 슈퍼대항전의 출전자 명단은 다음과 같이 확정되었다.
▲중국=정위평9단· 마효춘9단· 유빈9단· 장교동8단· 정홍7단· 오조의7단·유청4단▲일본=오타케 (대죽영웅) 9단· 아와지 (담노수삼) 9단· 가다오카 (편강총) 9단· 야마시로(산성굉)9단· 고바야시 (소림각) 9단· 요다 (의전기기) 8단·고마쓰 (소송영수) 8단 (이상 각7명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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