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아침은 간편하게 출근은 속편하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한국인 두 명 중 한 명꼴(49.7%)로 아침을 굶는다고 한다. 싱글족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생활이 바빠지면서 집에서 꼬박꼬박 아침을 챙겨 먹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아침식사는 우리 몸과 뇌에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다. 오랫동안 아침을 거르면 비만.고혈압.당뇨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이 때문에 '아침을 먹자'는 TV 프로그램까지 나왔을 정도다. 최근엔 사먹는 아침식사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식품 및 외식업체들이 아침식사 관련 상품을 내놓고 마케팅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사무실 도착 전 간단히' 테이크아웃형=외식업체들이 속속 아침식사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과거 대표적인 아침 외식 메뉴는 죽이었지만 점차 빵.수프.샐러드와 같은 서양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일부 매장에서 판매해 오던 '맥모닝 아침메뉴'(2900~3700원)의 반응이 좋자 2월부터 전국 매장으로 확대했다. 오전 11시까지 파는 맥모닝은 '베이컨 에그 맥머핀''소시지 에그 맥머핀''소시지 맥머핀''잉글리시 머핀''핫케이크' 등 단품 및 세트 메뉴로 구성돼 있다. 한국맥도날드에 맞서 롯데리아도 서울역점에서만 팔던 모닝 세트를 전국 39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이강욱 롯데리아 마케팅팀장은 "아침 메뉴를 더 많이 개발하고, 이를 팔기 위해 오전 6시부터 문을 여는 매장을 계속 늘리겠다"고 말했다. 커피와 도넛을 주로 팔던 던킨도너츠도 올해부터 광고 카피를 '아침 & 베이글'로 바꾸며 아침식사 시장 개척에 나섰다. 실제로 던킨이 판매하는 베이글의 하루 평균 매출은 지난해보다 다섯 배가량 늘었다.

수프와 샐러드도 아침 메뉴에 가세했다. 서울랜드가 올해 초 서울 역삼동에 문을 연 '크루통'은 클램차우더.해산물누룽지수프 등 10여 가지 수프를 판다.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 오므라이스 전문점 오므토 토마토도 샐러드.수프.소시지 등을 곁들이는 아침 메뉴 판매에 나섰다.

◆'사무실에서 간단히' 즉석 대용식=식품업체들도 간편하게 아침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특히 1만 개에 이르는 편의점이 주요 판매처다. 즉석 죽이 대표적인 편의점 아침 메뉴. 지난해 35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즉석 죽 시장은 매년 15~20%가량 성장하고 있다. 다양한 '양반죽'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동원F&B는 지난해 보성산 녹차를 함유한 '양반 보성녹차 죽'(285g.2200원)을 새로 출시했다. 즉석 죽 제품에 웰빙 트렌드를 반영해 고급화한 것이다. 즉석 밥의 강자 CJ도 '햇반죽' 6종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컵으로 먹는 수프류도 최근에 많이 나왔다. 풀무원녹즙은 두유와 생과일을 기본으로 해 곡물.해조류.견과류 등을 담은 '부드러운 한 컵, 든든한 아침'(180㎖.2200원)을 출시했다. 농심도 머그컵에 뜨거운 물만 부어 15초만 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 수프 '보노'(콘수프.포르치니버섯수프.펌킨수프 등 종류별로 2400~2700원)를 선보였고, 샘표는 '폰타나크림수프''폰타나 양송이크림수프'(30g 3개들이 2500원)를 출시했다. CJ㈜는 생면에 쇠고기 육개장 국물을 더한 '우리쌀국수 얼큰국시'(2인분 4250원)를 출시했고, 기린은 유럽 최대의 냉동빵 회사인 란트마넨 유미베이크와 제휴해 아침식사로 적합한 유럽풍 냉동빵을 내놓았다.

이현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