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한국엔 한 해 60병만 정식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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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란 이스테이트'의 자매 브랜드인 '본드'의 와인 저장고.

컬트 와인의 대명사 '할란 이스테이트'. 그 최고경영자 돈 위버(사진)는 그러나 말쑥한 비즈니스맨이 아닌 농부의 풍모를 지니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봄에 심고 가을에 거두는 농군의 심정으로 일한다"고 했다. 웨스틴조선호텔 와인 디너 참석을 위해 10일 방한한 그와 함께 할란 이스테이트, 그리고 컬트 와인에 대한 얘기를 나눠 봤다.

-할란 이스테이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성공한 부동산업자인 윌리엄 할란(67)이 1984년 설립한 와이너리다. 컬트 와인으로 통하는 '할란' 외에 '본드', '메이든'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할란은 매해 1만8000병만 생산한다. 애초 판매가는 450달러 정도지만 경매에선 빈티지에 따라 그 대여섯 배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컬트 와인이란 용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나.

"나파의 최고급 와인들을 통칭하는 말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다만 '컬트'란 단어가 꼭 적합한지는 모르겠다. 트랜디한 느낌이 강해서다. 개인적으로는 '블루칩 와인'이라 불리길 좋아한다."

-세계 최고의 와인 메이커로 통하는 미셸 롤랑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적게 만들수록 더 좋아진다(the less, the better)'는 그의 원칙을 철저히 따르는 듯하다.

"88년부터 그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1년에 두 차례, 각 하루 일정으로 와 우리 와인 메이커인 밥 레비와 다양한 토론을 한다. 미셸은 포도 재배 및 블랜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경험한 이다. 그의 경험과 테이스팅 능력을 신뢰한다."

-할란의 메일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은 몇 명이나 되나.

"10~20명 정도다. 정식 수출은 나라식품을 통해 한 해 60병만 한다. 최대 수입국은 일본(3600병)이며 그 뒤를 독일.스위스.홍콩.싱가포르 등이 잇고 있다."

-적은 생산량은 전략인가 한계인가.

"품질을 유지하려면 포도를 고르고 또 고르는 지금 방식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보르도의 와인 생산자들에게는 정말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들은 우리와 비슷한 면적의 밭에서 비슷한 품질의 와인을 열 배나 더 많이 생산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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