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촛불집회…네티즌 추모글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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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참극이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18일, 조인스닷컴과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하루종일 네티즌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총격사건의 범인이 한국교포 학생 조승희(23)씨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에서는 "22일 촛불 집회를 열자"는 흐름이 만들어져 오프라인까지 추도 확대 움직임이 불고 있다. 일부는 '22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앞'이라고 날짜와 장소를 제안하기도 했다.

또 1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한민국 바로세우기여성모임 등 회원 40여명은 촛불로 영문 'VT'를 만들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이들은 주한 미대사관까지 행진한 뒤 대사관 맞은편 나무에 희생자 32명을 기리는 검은색 리본을 매달고 무릎을 꿇은 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조인스닷컴 추모게시판에도 추모글이 끊이지 않는다. 네티즌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댓글과 함께 검은 리본(▶◀)을 표시하고 있다.

백민동씨는 "항상 소국의 입장과 한민족의 입장에서 피해의식을 느껴왔는데 이렇게 타민족에게 가해를 했다는 것이 부끄럽고 사죄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돌아가신 이들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현지씨는 "그들도 누군가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었을텐데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또다른 네티즌(ID ppako)은 "범인이 한국인인 것에 대해 미국인에게 사과한다"며 "촛불 의식을 통해 희생된 고인에게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경화씨는 "아직 못다핀 영혼들을 위로할 방법은 촛불 집회 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티즌 정용표씨 역시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면 안된다"며 "사고로 희생된 고인들과 그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머리숙여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재걸씨는 "잘못했습니다"라는 글을 십수차례 남기며 "잘못했다는 말 밖에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편 버지니아공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학생, 교수, 지역주민 등 수 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살의 현장인 노리스홀 인근 잔디밭에서 촛불 집회를 갖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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