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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희망 준 '함양군의 억대 프로젝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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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3년 시작된 경남 함양군의 '억대 농부 프로젝트'의 성공담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함양군에서 연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억대 농가가 195가구에 이르렀다고 하니 어느 도시나 농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 같은 성공담이 아프리카 최빈국인 말라위까지 전해져 우리 농민들이 현지에 가서 부자 농촌을 만드는 비법을 가르치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고 한다. 함양군만의 자랑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자랑거리임이 분명하다.

1970~80년대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발전 속도에서 뒤처져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했던 우리 농촌에 새로운 의욕을 불어넣기에 충분한 사례다.

또한 최근 타결된 한.미 FTA의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정부와 농민들에게는 좋은 해법을 알려주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농촌이 한.미 FTA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대규모 영농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미국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결국 농촌의 경쟁력 제고가 숙제가 된다.

현실을 철저히 분석해 가장 적합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농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함양군이 성공한 작물이나 가축이라고 해서 모든 농촌에서 같은 것을 기를 수는 없다. 과잉과 부족의 악순환 사태만 부를 뿐이다. 지역별로 품목을 안배하고 수급을 조절하는 것은 정부에서 할 일이고, 최고급 품질을 유지해 우리 농산물의 이미지 전반을 높이는 것은 농민들의 몫이다.

중앙일보가 소개한 함양군의 사례처럼 공무원과 농민이 힘을 합쳐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에 나선다면 한.미 FTA는 농촌에 숙명적 위기가 아니라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굳게 믿는다.

한재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