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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드라마.삼겹살.....그런 펀드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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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펀드는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다.[중앙포토]

펀드 시장의 틈새상품에 머물던 '실물펀드' 가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실물펀드는 부동산.유전.농산물.광물 등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최근에는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 펀드를 비롯해 삼겹살 펀드.한우 펀드.물펀드.고철펀드.드라마 펀드 등 이색 실물 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투자처를 정해놓지 않고 일단 돈을 모은 후 투자 상품을 정하는 '블라인드 펀드'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실물펀드는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상품이다. 고위험 고수익이다. 실물펀드의 대표격인 원자재 펀드의 경우 국제 원자재 가격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요동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관련 펀드 상품들이 두자리 이상 수익률을 보이다가 최근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면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쉽다. 투자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자산운용사가 직접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이 있고 원유나 상품을 생산ㆍ유통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대부분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고 있다.

다양화되는 상품 = 실물펀드는 국내 증권사나 운용사들이 주식, 채권 위주에서 벗어나 '대체 투자'를 찾아나서면서 본격적인 확장세다.

개인투자자들도 주식형.채권형 펀드에서 실물펀드로 갈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투신운용이 2000억원 규모로 설정해 내놓은 '해외유전개발 펀드'에는 무려 3874억원이 몰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 1월 내놓은 '아시아퍼시픽 부동산투자펀드'에는 4300억원의 개인 자금이 끌어 모았다.

현대와이즈자산운용이 목표 수익률 11%대로 내놓은 '현대와이즈 드라마 사모 특별자산 투자신탁 1호', 굿모닝신한증권이 국내외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에 투자하는 '서울명품아트 사모 1호 펀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이런 흥행을 배경으로 최근에는 좀 더 다양한 실물펀드가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2월 말에는 '삼겹살 펀드'가 나왔다. 흥국투신운용이 설정한 상품으로, 삼겹살이 쌀 때 매입해서 비쌀 때 팔아 수익을 배분하는 펀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우 2000마리를 구입해 위탁 사육한 뒤 판매해 수익금을 돌려주는 펀드를 내놓기도 했다.

정부기관인 산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설정액 2000억원 규모의 탄소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탄소펀드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장규모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탄소배출 관련 주식에 투자하거나, 온실가스 감축 사업이나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에 투자하는 '광물 개발 1호 펀드'를 6, 7월쯤에 내놓을 방침이다. '고철 펀드'라는 것도 있다. 한국투신운용이 연11~12% 수익을 목표로 설정한 '한국 고철펀드 1호'는 고철을 수입해서 파는 업체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물 펀드(Water fund)'도 쏟아질 예정이다. 최근 한화투신의 '한화글로벌 북청물장수 주식투자신탁'을 내놓은 데 이어 삼성투신운용이 물 관련 가치주에 투자하는 '삼성 글로벌 워터 펀드'를 내놓았고 산은자산운용도 물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운용과 CJ운용 역시 4월 중 물 관련 펀드 상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의 '워터 펀드'의 최근 3~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0%대라는 것이다.

대박 '환상' 버리고 장기투자로=실물 펀드의 인기가 높지만 아직 검증이 안된 위험 상품이라는 약점도 있다.

최근 농산물을 중심으로 국제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원자재 펀드 상당수가 1개월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실물펀드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보조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고 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대부분 수익 목표가 8~12% 이내이기 때문에 대박을 기대하는 것도 금물이라고 말한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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