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앙금」씻어내자/문중·동창·마을끼리 “화합의 악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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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당락 확정뒤 축하·사과 발길/지역발전 협조도 서로 약속
치열했던 선거전이 빚은 분열의 앙금을 씻자­.
선거뒤끝에 일부 지역구에서는 격전의 여운이 소송사태라는 격랑으로까지 번질 움직임도 있으나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동문·문중·마을간에 일시적으로 조성된 분열·감정의 앙금을 씻기 위해 경쟁자들끼리 「화합의 악수」를 나눠 흐뭇한 공동사회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문 화해=5명의 후보가 출마한 경기도 오산­화성에서는 당선자인 정창현후보(민자)가 26일 오후 수원농고 2년 선배인 황선정 후보(무소속),4년 선배인 정동호 후보(민주)의 사무실·집을 찾아가 『본의 아니게 연설회장에서 심한 공격을 해 죄송하다』며 『후배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사죄,주위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후보의 사과에 대해 낙선한 황후보등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라도 자문하겠다』며 화해분위기를 이끌었다.
전남 장흥에서는 용산국교 선·후배 사이인 이영권(민주)·이종환(민자)·김인규(국민) 후보 등 3명이 공방전을 벌였으나 민주당 이후보의 승리로 결판이 나자 선배인 민자당 이후보가 꽃다발을 보내 당선을 축하한 뒤 『자랑스런 동창생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서로 다짐했다.
경남고 총동창회는 선거기간중 정상천(민자)·김광일(국민) 후보 지지측이 갈려 대립을 빚었던 동문들의 화합을 위해 4월초 동문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대전에서도 대전고 선·후배끼리 경합을 벌였던 서­유성구,중구에서 낙선자들이 당선자를 찾아 축하하며 협조를 다짐했다.
◇문중 화합=강원도 강릉지역에서는 최대문중인 강릉최씨의 할아버지·손자뻘 후보가 경합,문중끼리 갈등을 빚었으나 당선자인 무소속 최돈웅 후보가 25일 조상묘를 참배한 뒤 손자뻘인 최종완 후보(민자)를 찾아가 위로하고 문중 단합을 다짐했다.
강릉최씨 종친회는 26일 임원회를 열고 문중의 분열을 하루빨리 수습키로 결의하는 한편 금명간 두후보를 불러 화합의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대전중구에서 낙선한 송두영 후보(국민)를 밀었던 은진송씨 문중,역시 낙선한 유인범 후보(민주)를 밀었던 문화유씨 문중은 선거때 빚어진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털기 위해 25일 식사자리를 마련,화해를 다졌다.
◇마을간 화합=강원도 춘천군 동면 요식업소 업주들은 26일 마을 복지회관에 관내 노인 2백여명을 초청,마을간 화합을 다지기 위한 경로잔치를 마련,『선거로 흐트러진 마을간 분위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충남 금산군에서 당선한 정태영 후보(국민)는 26일 낮 관내 1개읍·9개면 주민들을 각각 모아 돼지 1마리씩 잡고 술·음료수를 대접하며 화합의 잔치를 열었다.
금산지역에서는 낙선자인 송준빈(민주)·박은영(무소속) 후보가 정후보에게 축하의 화분을 보냈고 정후보도 낙선자들의 사무실·집을 방문,서로 격려했다.
일선 행정기관들도 선거기간중 지연·혈연 등으로 대립하며 생긴 주민들의 응어리를 해소키 위해 후보자 간담회 마련 등 화합분위기를 유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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