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독자적 공동체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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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의 미래를 준비하는 제2회 ‘한·중·일 30인회’ 회의가 16일 일본 도쿄의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열렸다. 여기서‘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자’‘넘치는 외환보유액으로 3국 공동기금을 만들어 잠재적인 금융위기에 대처하자’는 등 다양한 제안들이 나왔다.도쿄=김경빈 기자

"한.중.일 3국이 외환.에너지.환경 등 분야별로 공동기구를 만들자."(판강 중국개혁기금회 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동북아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강하게 외치자."(오카무라 다다시 도시바 회장)

16일 일본 도쿄의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일 30인회' 전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동북아 3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3국 간 기존의 협력 수준과 내용을 진단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전략적 방안들을 논의했다. 최근 한.미 FTA가 타결됨에 따라 FTA 확대 추진에 관한 의견도 많이 나왔다.

한국 측 대표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기조연설에서 "3국이 독자적인 지역공동체 건설을 시도할 때"라며 '동북아 공동체' 창설을 제안했다. 이 전 총리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3국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 정상회의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인상인데 언제까지 '+3'의 범주에 머물 것인가"라고 지적하며 "동북아 공동체는 몽골.북한도 참여하는 개방적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대표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아시아 통합 논의를 들여다보면 동북아 3국의 협력 체제는 아세안 국가에 비해 뒤처져 있다"며 "이른 시일 내 동북아 3국 정상회담이 정례화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후웨이(胡偉) 상하이교통대 국제.공공사무학원장은 "아시아 역내 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3국의 공동체 구축이 아시아 통합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原英資) 와세다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아세안이 적극적이었지만 앞으로는 한.중.일이 세계를 향해 지역 통합을 적극 제안해야 할 때"라며 동의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2012년 여수 엑스포 유치 활동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일본 측 참석자들의 발언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전체 회의 후 3개 분과별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경제.금융분과에선 각국이 보유 외환의 5%씩을 내 공동 기금을 조성,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환경.에너지 분과에선 에너지협력기구를 창설해 3국이 석유를 공동 구매.비축하자는 의견이 박수를 받았다. 문화 분과에선 3국이 대규모 유학생 교류사업을 벌이자는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 한.중.일 30인회 = 동북아의 발전적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3국의 각계 지도자 30명으로 구성된 민간회의체다. 중앙일보·신화통신·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공동 주최로 지난해 서울에서 출범했다. 회의는 3국이 돌아가면서 개최하는데 내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특별취재팀

◆ 특별취재팀=유상철 (중앙SUNDAY 국제 에디터).김경빈(영상부문).예영준.김현기(도쿄 특파원)

장세정(베이징 특파원).고정애(정치부문) 기자<scyou@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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