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T점수 외고 전형 인정되나"vs"각 학교에 달려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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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TOEFL) 접수 먹통 사태'가 일주일간 계속된 것과 관련, 주관사 미국 교육평가원(ETS)의 한국 홍보대행사인 에델만 코리아는 오는 6월 3일 1회에 한해 한국에서 특별 토플 시험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토플 수요자인 수험생들 사이에선 더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에델만 코리아는 16일 "한국 내 토플시험 수요와 유학희망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특별시험을 마련했다"며 "시험은 인터넷(iBT) 방식이 아닌 지필고사(PBT) 방식으로 치러진다"고 말했다.

발표 후 포털사이트 게시판 및 영어 관련 커뮤니티에는 "그동안 iBT로 공부했는데 갑자기 PBT로 바꾸면 어떻게 하느냐" "PBT 점수 제출이 외고에 가능하냐" "인터넷 접수만 하면 또 접속 마비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등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PBT는 듣기, 문법, 읽기, 쓰기 등 총 4개의 평가영역으로 나눠 3시간 동안 지필 형식으로 문제를 푸는 것으로 2000년 이전에 주로 시행했던 영어 평가 방식이다. iBT는 이에 비해 문법 대신 말하기가 추가됐고 읽기의 경우 지문의 길이가 약 2배에 달한다. 쓰기의 경우도 기존 독립형 1문항에서 통합형 1문항이 추가돼 총 2문항으로 확대됐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선 PBT 방식으로 시험을 치를 경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두 시험은 점수 환산 체제.시험 평가 영역 등이 판이하다.

또 에델만 측은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8개 지역을 포함, 약 8000명의 수험생이 인터넷을 통해 응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일 접수 희망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토플 창구가 먹통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신청자 폭주시 또 접속 마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 '특별시험인 만큼 신청한 후에는 시험 날짜나 테스트 장소를 변경할 수 없다', 'iBT 토플을 신청한 사람이 이번 특별시험으로 변경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등의 주의사항을 공지해 학생들로부터 "까다롭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토플이 일부 특수목적고 학생 선발 전형자료로 활용되고 있어 이를 준비하는 수험생들 사이의 원성은 더하다.

그러나 에델만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토플은 외국으로 유학가는 학생을 위한 시험이므로 외고의 PBT점수 인정여부는 각 학교에 달려있다"며 "인터넷 접수 시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확답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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