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 6월 10일께 창당 가시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사진=조용철 기자]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12일 범여권 통합과 관련해 "기존의 정당이 아닌 제3지대에 모이는 방식의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면서 "민주개혁 세력들에 상징적 의미가 있는 5월 18일(광주민주화운동)과 6월 10일(민주항쟁) 사이에 창당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이 추진하는 신당 논의는 결국 소통합을 하자는 것인데, 이것으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 발언과 관련, 당의 핵심 인사는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는 제3지대 신당은 기존의 정당이나 의원이 중심이 되는 게 아니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대선 후보군이 제3지대에서 먼저 깃발을 들면 그곳으로 모이는 '후보 중심 신당' 작업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 등 기존 정당이 아닌 누군가가 제3지대에 틀을 만드는 일에 직접 관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 의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민연금법 문제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

-정 전 총장, 손 전 지사 등 외부 주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정 전 총장과 문 사장 등은 부채가 전혀 없는 분들이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출신이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 하겠지만 평화 문제 등 정책을 놓고는 우리와 소통이 가능하고 자질도 훌륭하다.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에 참여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공당으로서의 명분에 어긋난 것이란 지적이 있다.

"당초부터 이번 재.보선을 대통합의 전 단계로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해당 지역은 민주당 몫으로 생각했었다. 대전 서을과 경기 화성을 포함해 세 곳에서 한나라당을 패배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필요하다면 홍업씨에 대한 지원유세도 하겠다."

-국민연금법 처리를 놓고 사의를 표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당에 복귀하면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는데.

"유 장관은 국회의원이므로 정부에서의 역할이 끝나면 당연히 의원 활동을 하면 된다. 의원들이 무슨 논리로 반발하나. 전당대회에서 대통합신당을 결의한 만큼 유 장관도 의원으로서 기여하면 된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국민연금법 처리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연금은 5년마다 재정 문제를 개선하도록 규정돼 있다. 2003년에 했어야 하는 걸 지금까지 끌고 온 거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겨우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왔는데 갑작스럽게 개정안 낸 것도 옳지 않고 수정안이 부결되고 원안으로 갔는데 그것까지 부결시켰다. 우리 입장을 양보하면서라도 합의를 도출할 결심이 돼 있다. 이 문제를 대선에 이용하려고 하는 것은 정말 파렴치한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우리 당은 정상회담 성사와 남북 간 평화 체제 구축 등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다. 개성공단에 미국 상.하의원을 초청하는 행사도 추진 중이다.(노무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보다 보증인이 있는 남.북.미.중 정상회담이 더 유효하다고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실천이 담보되는 4자회담이 좋을 것 같다."

-한.미 FTA 체결을 놓고 당내에서도 일부 반발이 있는데.

"협정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찬반 입장을 결정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FTA가 대세이기 때문에 찬성하지만 독소 조항이 있다든지 종합적으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경우 반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수호.김성탁 기자 <hodori@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