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단 "이처럼 환대받은 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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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저녁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을 여수신항에 정박한 이순신함에 초청해 환영만찬을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순신함은 한국 최초의 4000t급 구축함이다.안성식 기자

11일 오후 2시50분 전남 여수공항 계류장.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원을 태운 특별 전세기의 문이 열리자 모습을 드러낸 카르맹 실뱅 등 실사단원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통 의상의 육군 취타대 연주와 의장대의 도열에 더해 200여 명의 여수 시민이 열렬한 박수로 이들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사단원 7명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꽃다발을 건네자 볼에 키스를 해 주기도 했다. 이들은 실사단원 국가의 국기 등을 흔들며 "여수" "엑스포" 등을 연호하는 시민들에게는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실사단을 태운 차량이 시청까지 20여 분 동안 이동하는 동안 도로 곳곳에는 시민과 학생들이 나와 손뼉을 치며 반겼다. 시민들은 'We love Bie(Bie를 사랑합니다)' 'You are the hope of Yeosu(당신들은 여수의 희망입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흔들어 실사단의 눈길을 끌었다.

실사단원이 양편에 인파가 가득 찬 시청 입구 500여m 구간을 지나 시청 광장에 들어설 때는 열기가 절정을 이뤘다. 어린이 20여 명이 영어로 'Welcome Yeosu'를 연호하자 실사단 일행이 'Thank you'를 연발하며 어린이들을 포옹했다. 한 실사단원은 오현섭 여수시장에게 "이제까지 이처럼 환대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카르맹 실뱅 단장은 시청 회의실에서 시민단체 대표와 면담할 때 "방금 여수시민들이 보여준 뜨거운 환영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사단은 힐튼 남해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12일 개최지 부지와 교통여건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또 박람회 주변 여건을 항공시찰하고, 박람회 홍보관 개관식에도 참석한다.

◆ 노 대통령 "개최하면 더 환대"=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여수로 가 여수신항 1부두 '충무공 이순신함'에서 열린 실사단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여수시장이 대통령인 나보다 실사단을 먼저 소개한 것은 최고 대우"라며 "2012 박람회가 여수에서 열리면 (실사단 여러분은) 더 성대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단 단장인 카르맹 실뱅 BIE 집행위원장은 "서울에서의 환대도 영광이었는데 이런 만찬을 베풀어 준 것에 감사한다"며 "한국민과 여수시민이 보여준 환대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카르맹 실뱅 단장은 "오늘과 같은 환대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박람회는 사람이 중요한데 여수 시민들은 전 세계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음을 느꼈고, 돌아가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실사단을 접견하며 정부가 박람회 개최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환영 만찬에는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지역 국회의원, 유치위원회 위원, 박준영 전남지사, 오현섭 여수시장과 지역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리셉션을 준비한 여수시 관계자는 "함상 리셉션은 유럽인이 최고의 초대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까지 참석한 만큼 실사단이 받은 인상은 오래 갈 것"이라고 말했다. BIE 실사단은 12일까지 여수 현지에서 실사를 한다. 실사 결과는 BIE 집행위원회를 거쳐 6월 141차 총회에 보고된다.

여수=이해석.천창환 기자, 박승희 기자 <lhsaa@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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