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물로 개방위기 극복해야죠"-평창「산채연구소」개설추진 농진원 허범량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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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루과이라운드 등 농산물개방의 국제압력에 따른 우리 농촌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책으로 향토식품의 특산 단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 사업으로 평창에 산채연구소를 설립하게 됩니다. 특산물 산지에 해당 산물거점연구소와 시험장을 두어 품종개선·재배연구·가공이용법 등을 연구한 뒤 농민들에게 교육, 재배시켜 농가소득을 올려주려는 것이지요.』
평창에 국내최초로 산채연구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도 농촌진흥원시험국장 허범량박사(55)는 오는 7월말까지 평창군 봉평면의 1만2천평 부지에 2백30평 규모의 건물이 완공되고 연말부터 가동될 이 연구소가 일련의 농가소득 증대정책으로 추진돼왔으며 대체농작물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연차적으로 계획된 홍천의 옥수수연구소를 비롯, 황기구군류·버섯·양채류 연구소 등이 설립되면 해당지역농가와 연계돼 특산단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농촌은 농업소득의존도가 60∼70%에 달해 20∼30%의 일본등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습니다. 농촌살림이 풍·흉작이나 농작물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있는 것이죠. 장기적으로는 농외 소득증대로 농업의존도를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65년 강원대를 졸업하고 농촌진흥원에서 27년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해온 그는 자신이 지휘하는 9명의 전문연구원들이 강원도 특산물인 취나물을 비릇롯 산마늘·도라지·더덕·두릅 등 6백여종에 이르는 국내산채중 2백80종을 재배·연구·보급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83년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일본농업기술연구소 등에서 세 차례 해외연수를 거치는 동안 토양작물시험과 농업정책개발에 깊이 관여해온 그는 산채연구소 등 각급 농촌연구기관의 활성화여부가 향후 우리나라 농업발전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기관에서 우수한 품종재배 및 가공방법을 개발하면 농가에서는 신선한 무공해생산물을 출하하고 도시에서는 우리식품을 소비해주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어느 한쪽이라도 약속을 어기거나 인식을 달리하면 농촌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져 다시 헤어날수가 없게 되지요. 정부와 연구기관이 땀을 쏟는 만큼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절실합니다.』
산채의 단순한 연구에 그치지 않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현대질병의 저항성분 등 각종 효능까지 밝혀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그는 시험과 연구작업을 원활히 할수 있도록 정부의 예산지원 등 정책배려도 아쉬워했다. 【춘천=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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