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초도순시서 간담회까지/고관들 지방 나들이 잦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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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역개발 선심발언 남발/“총선분위기 흐린다” 지적/정무2장관·수산청장 빈번
14대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장관등 정부 고위공직자들이 대거 지방나들이에 나서 지역개발등 공약성 발언을 서슴지않아 총선분위기를 정부가 앞장서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노태우 대통령의 지방순시와 때을 맞추어 전국 각 지역을 나누어 방문하고 있으며 연례적인 시정현황파악을 넘어 이미 발표됐거나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다분히 선거선심공약성인 발언을 함으로써 먼저 야당진영을 자극,총선의 과열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잦은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지방나들이는 연두순시·초도순시·간담회·기공식참석 등이 주된 명목이며,특히 수산청장과 정무2장관은 각지를 돌며 어민·여성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장·차관급 나들이=부산의 경우 12일부터 19일사이 김기춘 법무장관·민경배 국가보훈처장·윤옥영 수산청장·안상영 해운항만청장 등이 다녀갔으며,강원도에는 19일 김갑현 정무제2장관이 강릉에서 여성인사 간담회를 가졌고 서영택 건설부장관도 이날 원주에 들렀다.
대구·경북에는 20일 이상연 내무부장관이 들러 대구시와 경북도를 초도순시했고 18일에는 민경배 국가보훈처장이 다녀갔다.
대전에는 17일 송언종 체신부장관이,15일엔 한봉수 상공부장관이 들렀고 광주·전남에는 김갑현 정무2장관이 14,15일 여성계인사와 간담회를 가졌다.
경남에는 19일 윤옥영 수산청장(충무)과 권이혁 환경처장관(창원)이 들렀고 제주에는 12일 윤수산청장이,충주에는 11일 권환경처장관이 각각 들렀다.
◇공약성 발언=서영택 건설부장관은 19일 원주지방 국토관리청을 연두순시한 자리에서 『96년부터 2000년까지 총사업비 1조4천억원을 들여 영동고속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고 강원도를 자연자원을 활용한 국민여가지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서청장은 『특히 춘천권에 첨단산업기지를 조성하고 교육행정·문화기능을 강화해 관광거점 지역으로 육성하며 원주권은 문막에 지방공단을 설치하고 치악산 관광권을 개발하며 강릉권에는 강릉·동해에 첨단산업기지와 산업기지를 각각 조성하는 한편 설악산·오대산 및 해변 휴양자원을 개발,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연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민경배 국가보훈처장은 19일 부산에 들러 『남북통일에 대비해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예우재정립문제를 연구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장기복무를 한 제대군인들에 대한 사회복지 지원사업확대와 관리업무를 일원화하는 문제도 검토중』이라고 했고 제주·부산에 이어 19일 경남 충무에서 「어민과의 대화」를 가진 윤옥영 수산청장은 『국내 유망수산산업을 집중육성하기 위해 올해 3천2백38억원을 투입키로 하는등 향후 10년간 8조원을 투입하겠다』며 화려한 청사진을 소개했다.
윤청장은 또 부산에서는 『부산에도 어민후계자 재지정문제를 검토하겠으며 종전 어촌계당 1명씩 어민후계자를 지정했으나 앞으로는 필요할 경우 2명이상씩 지정하는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권이혁 환경처장관은 19일 창원에 들러 『분뇨·주정찌꺼기·무독성쓰레기를 해역에 버릴 수 있는 허용량을 확대하겠다』며 아직 구체화되지도 않은 것을 환경처장관답지 않게 발언해 주위를 놀라게하기도 했다.
이런 고위 공직자들의 움직임에 야당인사들은 『영락없는 여당선거운동』이라고 흥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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