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진출 「슛 도사」 이충희|정확한 슛에 "신들린 손" 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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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슛 도사」 이충희 (33)의 인기가 대만 농구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월말 농구 대 잔치를 끝으로 한국에서 은퇴한 뒤 지난 10일 대만 홍구오 (굉국) 팀 선수 겸 코치로 대만에 진출한 이충희는 폭발적인 인기 속에서 제2의 농구인생을 시작 했다.
민생보등 대만의 주요 신문들은 연일 이충희 특집 기사를 싣고 있는데 정확한 슛에 빗대어 「신의 손」이란 별명을 붙여 놓았다.
부인 최란 (33)씨와 함께 타이베이 힐튼호텔에 임시로 묵고 있는 이는 호텔과 길거리에서 그를 알아보는 농구 팬들의 사인 공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택시 기사들마다 『리총시 (이충희), 푸찬수 (박찬숙) 넘버원』이라며 대만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명의 한국 스타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유니크호텔 종업원 라이뤼홍 (27)양은 『동생과 친구들에게 복사해 나눠 갖겠다』면서 이충희의 사인을 받아 달라고 기자에게 간청하고 있다.
60년대 화려한 플레이로 필리핀에서 아직까지 기억되는 신동파의 인기와 맞먹을 정도다.
특히 이충희가 15일 데뷔전을 가진 신주 (신죽) 경기장에는 2천여명의 열성팬이 운집, 이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이들은 1쿼터 6분41초에 교체 멤버로 들어간 이충희가 30초만에 깨끗한 3점슛을 터뜨리자 기립박수와 함께 함성을 지르며 게임이 끝날 때까지 열렬히 응원.
이는 이날 어시스트에 주력하면서 37분 동안 3점슛 3개 포함, 모두 17점을 얻어 홍구오 팀이 진롱 팀을 1백6-85로 꺾는데 수훈을 세웠다. 경기 직후 이충희는 『무릎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아 정상적인 슛을 쏠 수 없었다』면서 『컨디션이 회복되고 선수들과 호흡이 맞으면 게임 당 30득점은 무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타이베이 (대만)=김상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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