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3세대 이동통신 WCDMA 서비스 뭐가 다른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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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달 1일 동영상을 보면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3세대 이동통신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의 전국 서비스가 시작됐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모른다 해도 요즘 TV와 신문 광고에서 요란하게 나오는 '3G+'나 '쇼(SHOW)'라는 말은 한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이건 이동통신업체들이 3세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만든 상품 이름(브랜드)이랍니다. 도대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이전과 무엇이 다르기에 이렇게 브랜드까지 만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지 궁금하죠. 궁금증을 풀기 위해 먼저 휴대전화 서비스의 '세대(Generation)' 구분을 살펴 보죠.

지금까지 나온 휴대전화 기술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1세대 이동통신은 '아날로그 휴대전화'입니다. 아날로그는 바늘이 있는 시계가 바늘이 돌면서 시간을 표시하는 것처럼 특정 정보를 연속적으로 보여줍니다. 아날로그 휴대전화는 사람 음성의 변화를 신호로 바꿔 전파로 날리면 상대방 휴대전화가 신호를 다시 음성으로 바꿔줘 통화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기는 부피가 커 '카폰(Car Phone)'이라는 이름으로 자동차에 달기도 했습니다.

2세대 휴대전화에선 디지털 방식이 도입됐습니다. 디지털은 모든 정보를 0과 1 두 가지 숫자로 바꿔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시.분.초가 숫자로 나오는 액정 전자시계가 바로 디지털 방식입니다. 집에서 쓰는 컴퓨터도 디지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이 같은 디지털 휴대전화 서비스가 미국에서 개발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1996년 시작됐습니다. 디지털 휴대전화가 아날로그 휴대전화와 다른 점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액정 전자시계에서 보듯 디지털 방식은 정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 음성이 아닌 문자도 보낼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을 거듭한 덕분에 90년대 후반엔 문자뿐 아니라 그림.사진 등의 화상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이동통신 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2세대와 구별해 3세대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3세대 기술의 대표 주자가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된 WCDMA입니다. WCDMA는 유럽이 개발한 2세대 기술인 GSM(유럽 이동통신방식)을 기반으로 삼아 미국이 개발한 CDMA 기술의 장점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처음엔 CDMA에서 발전한 미국의 3세대 방식 기술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지난해부터 유럽식 3세대 방식인 WCDMA도 도입했습니다. 그 이유는 전 세계에서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의 84%가 유럽식 기술을 쓰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쓰고 있으니 서비스를 하는 데 필요한 단말기나 통신장비를 만드는 곳이 많아 가격도 쌉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판매한 휴대전화의 75%가 유럽 방식 제품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럽식 3세대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 비해 늦게 시작한 편입니다. 대신 가장 빠른 전송 속도를 가진 기술을 채택했습니다. 이 기술은 동영상휴대전화(HSDPA)로 불리는 것으로 WCDMA와 구별하기 위해 3.5세대 서비스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3세대 서비스는 WCDMA로 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3세대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앞서 얘기했듯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동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어머니 대신 할인점에 가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 보내주면 어머니가 집에서 원하는 물건을 고를 수도 있죠.

3세대 서비스는 휴대전화에 달린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을 음성과 함께 보내야 하기 때문에 정보를 주고받는 속도가 빨라야 합니다. 3세대 서비스는 1초에 1.8MB(메가바이트)의 정보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빠른 건지 잘 모르겠죠. 예를 들어 MP3 음악 파일의 정보량이 3.6메가바이트 정도 되니까 2초면 내려받을 수 있는 겁니다.

3세대 서비스의 또 하나의 특징은 국내에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세계 어느 곳에나 들고나가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점입니다. 이를 '국제 로밍'이라고 합니다. 틴틴 여러분이 혹시 2세대 CDMA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면 이 휴대전화는 미국.일본 등 18개국에서만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CDMA 방식을 채택한 나라가 이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죠. 반면 3세대 WCDMA 휴대전화는 미국.일본.유럽을 포함해 세계 100여 개국에서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CDMA의 본고장인 미국조차도 유럽식인 WCDMA 기술로 서비스하는 이동통신회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3세대 서비스에선 휴대전화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결제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도 얘기해야겠네요. 3세대 휴대전화 안에는 반도체칩이 달린 개인식별카드가 들어갑니다. 이 카드에 신용카드 정보를 담으면 WCDMA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에선 어디서나 휴대전화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한국 이동통신업체 SK텔레콤.KTF를 비롯해 해외 통신회사들은 이런 국제 결제 서비스 기술을 한창 연구 중입니다.

이제까지 알아본 3세대 서비스의 특징을 요약하면 '전 세계 동영상 통화 및 신용카드 결제'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이를 '세계 단일 통화권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끝이 없습니다. 3세대 서비스가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는데 세계 각국 통신업체와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3세대보다 50배 이상 빠른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기술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이 같은 4세대 기술은 2010년 이후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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