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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시설 훌륭하고 약재시장 발달"|북경중의학원 조선족교수 신형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중국 최고 권위의 의료기관인 북경중의학원에 재직중인 유일한 조선족교수 신형순씨(58·북경시 본성구해운창5호).
41년 길림성 길림시로 이주한 아버지 신현필씨(58년 작고), 어머니 이씨가 모두 황해도 신천 출신으로 북한동의학계와도 가까워져 73년 방북하기도 했던 그는 최근 국내한의학계인사들과 평산신씨등 일가 친척을 만나기 위해 지난해 11월말 방한, 2월말까지 머무르게 된다.
자신의 전공이 신경내과에서도 중풍이라고 밝힌 그는 요즘 서울시한의사회를 비롯, 경희대등한 의과대학의 국내학자들과 만나 중국 전통신경치료법과 의학기공, 요통·디스크의 안마치료술 등을 소개하거나 교류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익히 들어왔지만 한국의 경제발전은 놀랍더군요. 의학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학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도 부럽습니다. 한방의 경우 약재시장이 갈 발달돼 있고 국민적 신뢰가 높은 것이 역력했습니다. 다만 중국·북한과 달리 양의에 비해 한의의 위상이 아직 낮은 느낌을 받았고 검사·진단 등 진료에 제약이 많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한의와 양의, 한국과 중국의 전통의학사이에는 시술에 차이가 있을 뿐 근본적인 사상·방법은 같다고 주장하는 그는 중국한방담당 장관격인 위생부부 부장겸 국가중의학 관리부장인 호희명의 한국어 통역관이며 북경중의학원 신경내과 주임교수를 6년이나 거친 정교수급부교수. 그는 또 북경·상해·성도·광동 등에 설치된6년제 중의학원을 마친10여명의 조선족 중 북경중의학원의 교수가 된 첫 케이스라고 밝혔다.
『중국의 중의사 제도는5∼6년 과정의 정규코스, 국가공공기관에 배속되지 못하는 3년 과정의 통신코스가 있습니다. 정규코스의 경우 졸업한 뒤에도 주원의사로 5년의 임상실습을 거쳐야하고 주치의사로 5∼10년은 있어야 부교수가 됩니다. 부교수로 3∼5년 근무하면 정교수가 되는데 보수보다 책임·의무만 늘어나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교수로 6년이 지난 저도 두 차례나 고사, 한·중·일 의학교류에 전념하고 있답니다. 모국어 외에도 일어가 유창해 중의학계대표로 네 차례나 방일한 적이 있다는 그는 한달 봉급이 중국 돈 4백원(약5만8천원)이지만 두 딸중 큰딸을 일본에 유학 보내는 등 여유 있게 산다면서 조속한 한중수교로 양국의 전통의학교류가 보다 진전되기를 희망했다. <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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