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불·중 “핵감축” 외면/옐친의 「상응조치」 촉구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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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런던·뉴욕 AP=연합】 영국·프랑스 및 중국은 30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미국에 이어 획기적인 핵무기 추가 감축을 선언하면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한데 대해 거부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독립국가연합(CIS)출범후 첫 서방순방에 나선 옐친은 30일 런던에 도착,이들 3개 핵열강이 미국과 러시아의 핵감축 조치를 뒤따르도록 재촉구했다.
메이저 총리는 옐친과 만나기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핵무기가 미국과 CIS가 보유한 핵전력에 비해볼 때 「최소한의 억제력」에 불과하다고 강조,상응하는 핵감축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톰 킹 영 국방장관도 기자들에게 런던측이 추진중인 트라이던트 신형 핵잠수함 배치계획이 4척의 노후 폴라리스의 기종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자체 방위를 위한 최소 핵전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트라이던트 잠함들이 배치될 경우 영국은 수중발사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최대 핵탄두수가 기존 2백기에서 5백기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런던소재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영국은 잠함발사 폴라리스핵 미사일 64기와 단거리 핵무기 발사설비 14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은 정상회담후 냉전종식에 따른 영·러시아간 우호협력 확대 및 대량 살상무기통제강화 등을 담은 10개항 선언을 30일 발표했다.
한편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미·CIS가 핵감축 선언을 이행하는 것을 지켜본뒤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외교부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이 보유한 핵무기가 「극소수이며 순수한 방어용」임을 강조하면서 미·CIS가 먼저 핵감축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보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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