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중국인 속내 이해에 도움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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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 사람들이 '삼국지'는 잘 알지만 정작 중국을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겉보기보다 훨씬 복잡한 중국의 속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외교관 활동을 마무리하고 외교부 본부로 조만간 복귀하는 유주열(59.사진) 총영사가 발로 뛴 현장 경험을 토대로 '중국문화 읽기'(이비락)를 냈다. "외교관은 나라의 눈.귀.입 일뿐 아니라 국익을 위해 뛰는 다리"라는 지론대로 평소 틈틈이 메모해둔 내용을 책으로 정리했다.

그는 29년간의 외교관 생활 중 주중 대사관 참사관, 주 홍콩 대사관 영사를 비롯해 중화권에서만 8년가량 활동한 대표적 중국통(通)이다. 뿐만 아니라 나고야(名古屋) 총영사 등 일본에서도 6년가량 근무해 일본어에도 능하다.

이번 책은 학구파 외교관으로 불리는 유 총영사가 2003년 출간한 '동북아 시대를 살아가는 홍콩.중국.일본 문화기행'(푸른사상)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유 영사는 '중국문화 읽기'에 중국의 유명 인물과 역사.문화.고전.유적.요리 등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았다. 책을 읽다 보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풍수(風水)가 가장 빼어난 곳은 어디인지▶명(明)나라는 황제가 16명이었는데 왜 베이징 근교의 한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에는 13릉만 있는지▶ 청(淸)나라 말기의 실권을 쥐었던 서태후(西太后)는 어떤 경위로 황실 전용 철도를 탈 수 있었는지 등 다양한 에피소드에 빠져들게 된다.

동아시아 3국을 두루 체험한 그는 "21세기 동북아 시대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아시아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서로 제대로 알고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을 찾는 한국 사람이 하루 평균 1만2000명(2006년 440만 명)에 달하는 현실에 대해 "중국에 대한 애정 없이 돈만 벌려고 온다면 실패하기 쉽다"고 충고했다.

유 총영사는 1997년 1월 망명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베이징에 체류했을 때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해 황씨를 곁에서 지켜본 외교관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은 당시의 일화를 말할 때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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