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Kitchen Island - 부엌과 디자인의 맛난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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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방의 '섬' 아일랜드(island)가 진화하고 있다. 싱크대와 독립된 작업대를 일컫는 아일랜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브랜드 부엌가구 매출의 90% 정도를 아일랜드를 포함한 주방가구가 차지할 정도로 보편적인 형태가 됐다. 아일랜드 주방의 장점은 요리하는 사람이 벽이 아닌 거실을 바라보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일랜드 하부엔 수납공간을, 상부엔 가열기구와 개수대를 설치해 다용도 작업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주방 공간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더 예쁘게, 더 재미있게=아일랜드 주방이 인기를 끌면서 독특한 디자인과 첨단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한샘.에넥스 등 부엌가구 브랜드들이 내놓은 올 신제품의 특징은 곡선형 디자인. .

기존의 사각형 아일랜드 작업대 일색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샘 '뮤즈'나 에넥스 'I에디션'은 몸통 자체가 유선형으로 디자인돼 마치 조형 작품을 보는 듯하다. 색상도 흰색.베이지색뿐 아니라 빨강.연두 등 화사한 원색 계열이 눈에 띈다. 또 에넥스의 'S에디션'은 9인치 컬러TV와 오디오를 설치해 놀이공간의 기능까지 갖춘 아일랜드도 내놓았다. 이렇게 독특한 디자인, 화려한 색상이 강조되는 이유는 아일랜드가 집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생활의 중심이 점차 거실에서 부엌으로 옮겨오면서 부엌과 거실의 경계선에 있는 아일랜드가 사실상 집안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한샘 최은미 팀장은 "아일랜드가 예전엔 작업대로서 수납.조리 등 기능적인 요소가 중시됐다면, 최근엔 손님 접대나 대화의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장식적 요소가 많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집에 맞는 아일랜드는=아일랜드 주방 형태는 우선 집의 구조에 맞춰 결정한다. 아파트 기준으로 30평 미만의 집은 독립된 작업대를 놓을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자형 싱크대에 수직으로 작은 식탁을 붙인 반도(半島)형 아일랜드를 쓴다. 하부에 수납장을 설치해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40~50평대 아파트는 개수대.조리대를 갖춘 아일랜드도 설치할 수 있다. 다만 개수대를 설치하려면 상하수도 공사를, 가스레인지를 설치하려면 후드 장비도 설치해야 해 공사비가 만만치 않다.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아일랜드의 용도를 따져보는 것도 필수다. 신혼부부들은 아일랜드 작업대 상부에 와인 셀러를 달고 바와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때는 등받이가 없는 스툴을 아일랜드 옆에 놓는 것도 멋스럽다. 자녀가 한창 공부할 나이라면 아일랜드가 부모와 함께 숙제를 하는 책상 대용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이럴 땐 개수대나 전기쿡탑 같은 설치물이 많으면 산만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피한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은 안전 문제 때문에 쿡탑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아일랜드식 주방가구는 30평대 기준으로 브랜드 제품은 500만~800만원 정도 든다. 최근엔 전체 부엌과 어울리는 디자인.색상을 골라 아일랜드만 따로 사는 이들도 많다. 수납장이 들어간 아일랜드 조리대는 50만~100만원. 전기쿡탑(2구)을 달면 3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구조가 단순한 아일랜드 조리대를 원한다면 스스로 만들거나 기존 서랍장에 인조 대리석 상판을 놓는 식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 인조 대리석은 인테리어 자재 매장에서 최상급 60×100㎝ 크기에 25만~30만원 정도다.

LG화학 고재경 디자이너는 "아일랜드는 동선을 고려해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싱크대 상판과 아일랜드 작업대 높이가 똑같아야 작업의 흐름이 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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