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최초의 궁원내 양관 관문각 모습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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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 궁원 내에 건립된 양관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관문각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 관문각은 경복궁 건청궁 뒤에 건축됐던 것으로 음에는 빈전으로 사용됐으나 후에는 궁정의 보물을 보관하는 시설로 사용됐던 곳.
그러나 이 건물이 1900년대 중반 이후 기록에서 사라지면서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됐으며 지난 90년부터 10개년 계획으로 문화부가 실시하고 있는 경복궁 복원계획에도 빠져 있어 문화재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서지학자 이종학씨의 조사결과 밝혀졌는데 이씨는『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가장 오래된 궁원 내 양관은 영국인 하딩의 설계로 1900년에 건립된 덕수궁내의 정관헌과 1909년에 세워진 석조전이었다』며『이번에 밝혀진 경복궁내의 관문각은 이보다 30여년 앞선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양관』이라고 주장했다.
이씨가 관문각의 존재를 밝힌 문헌은 1892년 조선에서 공사관으로 근무하던 하야시가 일본으로 돌아가 펴낸『조선국진경』이라는 사진 집이다. 이 책의 사진설명에서는 러시아의 건축기사 파친에게 의뢰해 지은 유럽풍의 높은 건물이 있었다고 표현돼 있다.
또 1901년 일본에서 출간된『한반도』라는 책에는『경복궁 내 유일한 양관으로 건청궁 뒤에 궁정의 보물을 보관하는 관문각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관문각은 1934년에 발간된『경성부사』의 건청궁 사진에서는 이미 보이지 않고 있으며 다만 사전설명으로『궁내 유일의 양관인 관문각이 지금은 없다』고만 기록 돼 있다.
경복궁은 1395년에 지어져 1592년과 1876년에 각각 큰 화재가나 전궁이 소실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1888년에 쓰여진 실록『일생록』에 관문각 개건을 놓고 택일하는 문제를 기록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그 이전에 관문각이 건축된 것만은 확실하다. <김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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