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기부하면 투자수익 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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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투자수익 분배 방식의 기부제를 도입하는 미국 대학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7일 전했다.

이는 기부자들이 자산을 기부하면 대학은 이 자산을 운용해 나온 투자 수익을 기부자가 사망할 때까지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기부는 하고 싶은데 노후 생활비가 걱정이 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하버드 대학이 2003년 처음 도입해 인기를 끌자 스탠퍼드대와 노트르담대가 올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MIT 기부금 담당자도 "대학과 기부자 모두가 윈-윈하는 제도"라며 조만간 이를 도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버드 대학은 현재 15억 달러 규모의 기부 자산 가운데 60%인 9억 달러가 투자수익분배식 기부다.

대학의 기부자산 운용 수익률도 높다. 하버드 대학의 지난 10년간 기부금 평균 운용 수익률은 15.2%에 달한다. 대학 이전에 뛰어난 투자가인 셈이다. 하버드는 기부 자산을 헤지펀드나 부동산.목재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의 지난해 기부금 운영 수익률도 평균 10.7%다.

신문은 "기부자들은 대학이 나눠주는 자산 운용 수익에 대해 많게는 35%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높은 수익률이 세금 부담을 상쇄시킨다"고 전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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