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꽃 활짝 핀 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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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07 통영국제음악제 봄시즌이 23일 개막했다.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한빛 타악 앙상블’이 이날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24일 오후 경남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앞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길게 서 있었다. 23일 개막한 2007 통영국제음악회(이사장 이홍구) 봄 시즌에서 가장 먼저 매진된 피아니스트 임동민(27)의 이날 독주회를 보려는 청중들이었다. 이용민 음악제 사무국장은 "공연 직전 반납된 티켓 18장을 구하려는 경쟁률만 5대 1을 넘었다"고 음악제의 열기를 전했다.

이번 시즌에는 14개의 공식 공연 중 10개가 전석 매진되는 등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6회째를 맞은 이번 시즌은 윤이상 선생의 탄생 90주년과 맞물려 더욱 의미가 깊다.

23일 개막 연주는 미국의 현대음악 연주단체 크로노스 콰르텟이 맡았다. 처음부터 자신들만을 위해 작곡된 음악 위주로 연주하기로 유명한 크로노스 콰르텟은 이번 음악제를 위해 윤이상의 현악 5중주 5번을 선보였다. 이들은 "윤이상 선생의 고향에 오니 그의 음악에 대한 궁금증이 풀린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음악제를 찾은 외국인들의 모습에서도 국제적 축제로 자리매김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음악제의 공연을 보기 위해 통영을 찾은 외국인은 100명 안팎. 통영국제음악제 관계자는 "음악제만을 위해 한국에 들른 사람은 50여 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윤이상 선생의 국제적 명성, 조르디 사발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연주자들의 잇단 참여가 전세계 음악 애호가들을 유혹하는 매력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영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남망산(南望山)과 박경리.김상옥 등 통영 출신 문인과 얽힌 땅의 이야기도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을 발휘한다.

음악제의 또 다른 매력은 공식 공연에 참여하지 않는 연주자들의 '프린지 페스티벌'. '가장자리','주변부'라는 뜻인 '프린지'에서 알 수 있듯이, 젊고 패기 넘치는 연주자 80여 명은 공연장을 벗어나 시내 곳곳에서, 시시때때로 자유로운 공연을 연다. 재즈.국악.퍼포먼스 등 장르도 다양하다. 바로크 시대 이전의 고음악에서부터 현대 작곡가의 멀티미디어 작품까지 아우르는 이번 음악제는 29일까지 계속된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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