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앞날 “먹구름”/군통제등 현안에 이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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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살아남을 가능성 희박”셰바르드나제/“러시아는 무정부 상태”루츠코이/11개국 국방장관 회담도 난항
【모스크바·워싱턴 외신종합=연합】 신생 독립국가공동체 참가국들간에 핵무기와 3백70만명에 달하는 구소련 군통제문제,경제개혁등 주요현안을 둘러싸고 심각한 견해차를 보여 독립국가공동체가 출범초기부터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구소련외무장관과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26일 독립국가공동체가 오래 살아 남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으며,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러시아부통령은 러시아에 무정부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독립국가공동체의 장래는 이날 비공개로 열린 11개 회원국 국방장관회담과 오는 30일 벨로루시 수도 민스크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의 성공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셰바르드나제 전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미 CNN­TV와 가진 회견에서 독립국가공동체는 『평화로운 생존이 보장될 수 없을 것 』이라고 예측했다.
셰바르드나제는 독립국가공동체에 참가한 각 공화국들은 독립국가로서 경험이 없다고 지적하고 이들 공화국 가운데 일부에서는 「대격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의 출신지인 그루지야공화국사태를 예로 들고 『앞으로 평화롭고 평온한 생활을 누릴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일부 공화국에서는 대격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츠코이 러시아부통령은 26일 현재 러시아에는 『정부도 민주주의도 없다』고 무정부상태에 대해 경고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루츠코이 부통령은 이날 러시아정부관리들을 겨냥,무정부상태의 확산이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 위기가 내년 중반까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독립국가공동체 11개 참가국 국방장관들은 이날 모스크바 구소련 국방부 청사에서 참가국 최고회의 대의원 일부가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 회담을 갖고 ▲전략·전술핵 통제 ▲3백70만 구소련군 장래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회담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타스와 인테르팍스통신은 믿을만한 소식통들을 인용,전략핵무기외에 전술핵무기와 구연방군 개편을 둘러싸고 카자흐 등이 러시아의 독주에 강력 반발했다고 전했다.
또한 구연방 해군의 주력중 하나인 흑해함대 관할 문제를 놓고 이를 둘로 나눠 통제하자는 러시아측 주장에 우크라이나가 단일 관할권을 고집,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도됐다.
타스는 특히 장관들이 오는 30일 민스크에서 열릴 참가국 정상회담때 제시할 핵통제 방법과 관련,새로운 제안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최고회의는 26일 러시아 내무부에 구국가보안위(KGB)기능중 국내정보부문을 흡수시켜 내무보안부로 개편한 옐친 대통령의 앞선조치를 철회토록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한편 레오니트 크라프추크 우크라이나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 자격을 넘겨받도록 공화국간에 합의된건 사실이나 『러시아가 소련의 법적 승계자라는 의미는 결코 아님』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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