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 설기현 '남미 마법'깰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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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001년 1월 27일 홍콩 칼스버그컵 축구대회. 한국은 파라과이와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간신히 이겼다. 그 후로 6년간 한국은 '남미 마법'에 걸렸다. 남미팀을 상대로 8전3무5패. 한때 친선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까지 잡으며 "유럽 축구에는 약해도 남미 축구에는 강하다"고 했던 한국으로서는 부끄러운 성적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지긋지긋한 남미 징크스 탈출을 시도한다.

공격 선봉에는 지난달 7일 올해 첫 A매치 그리스전에 출전했던 박지성(맨U)-조재진(시미즈)-설기현(레딩)이 그대로 나선다. 2003년 6월 우루과이에 0-2로 패할 당시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설기현은 안더레흐트(벨기에) 소속이었다. 알바로 레코바(인터 밀란)를 위시한 우루과이의 빅리거들과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그로부터 4년. 박지성.설기현은 꾸준히 성장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로 성장했다. 명성의 무게에서도 우루과이에 밀릴 게 없다.

국내파들도 해외파 못지않은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스전의 두 영웅 김용대(성남)와 이천수(울산)다. 김용대는 그리스전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후배 김영광(울산)을 벤치로 밀어냈다. 우루과이전에서도 철벽 같은 방어를 이어갈 경우 대표팀 1번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프리킥으로 그리스전 결승골을 뽑았지만 구단과 이적 갈등을 겪으면서 침체에 빠졌던 이천수도 우루과이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우루과이는 만만치 않다. 6월 코파 아메리카를 앞둔 우루과이는 이번 A매치에 레코바를 비롯해 디에고 포를란(비야르 레알), 파비안 카노비오, 파블로 가르시아(이상 셀타 비고) 등 빅 리거가 대부분인 유럽파 14명을 불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48위)보다 22계단이나 위인 26위다. 대표팀 간 경기에서 3전 3승으로 한국에는 한 번도 져본 일이 없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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