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묶으니 세계 증시 풀렸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미국 금리 동결 이후 숨통이 트인 듯한 모습이다.

21일 (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 금리를 현수준(5.25%)으로 동결했다. 이번 동결은 지난해 8월 이후 여섯번째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통화당국이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는 미국 경제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모두 반영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하고 있다. 증시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불확실성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금리가 '예상대로'동결되자 미국 증시도 이에 화답하듯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1.30% 오른 1만2447.52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98% 오른, 2445.92로 상승 폭이 더 컸다. 뒤따라 개장한 영국.독일 등 유럽 증시도 미 금리 동결 소식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22일 코스피 지수도 모처럼 장중 1450선을 회복했다. 이처럼 지난 2월 차이나 쇼크 이후 글로벌 증시를 짓눌러온 각종 악재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증시에도 낙관론이 서서히 퍼지고 있다.

특히 한.중.일 등 동북아 3개국 증시의 동반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2일 "2005년 2월과 현재를 비교해 볼때 한국증시의 재평가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 위험까지 사라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재평가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 증권사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서브모기지 충격과 중국의 금리 동결에도 크게 출렁이지 않은 것 등이 '한국 주식 재평가'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1조원 이상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올들어 순매수로 돌아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물론 상승 지속의 전제가 있기는 하다. 대우증권 김정훈 연구위원은 "코스피 지수가 1500선을 넘기 위해선 기업 경쟁력의 회복과 중국 증시의 계속적인 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이나 쇼크 이래 낙폭이 가장 컸던 일본 증시에 대한 낙관론도 살아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일본 증시가 눈에 띄는 기업실적 향상과 외국인 순매수 등에 힘입어 2분기부터 본격 살아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달 21일 또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중국 증시도 우려감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물론 경기 과열과 이를 가라앉히려는 긴축 정책이 반복되는 '성장통'은 당분간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지만 중국 증시는 올해도 신흥시장 평균 상승률을 웃도는 성적은 거둘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증권 이진석 연구위원은 "기업 이윤 증가와 활발한 기업공개(IPO), 환율 절상 등이 중국 증시 활황 지속의 불쏘시개가 되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