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KB.동양.대한.농협CA 등 12개 자산운용사의 20개 고수익 고위험펀드가 최근 금감원 약관심사를 통과했다. 금감원은 정크본드 시장 활성화와 중소기업 회사채 자금조달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허용했다.
◆기대 이상의 호응='고위험'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동양종금의 '동양분리과세 고수익 고위험 채권펀드'의 경우 출시 하루 만에 160억원이 판매됐고, 이틀 동안 220억원이 팔려 성황을 이뤘다. 이 상품은 BB+이하 신용등급의 채권 및 기업어음(CP)을 10% 정도 편입해 운용하며 국공채 및 회사채에 60% 이상 집중 투자한다. 동양종금 상품기획팀의 홍승만 대리는 "펀드를 출시하고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면 기록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양종금 상품의 경우 고수익을 표방하지만 펀드 목표 수익률 자체는 5~6%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금혜택이 있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5.5%라면 일반과세자의 경우 은행예금 6.09%,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중 총소득 8000만원 이상인 사람의 경우 은행예금 8.37%의 수익률과 맞먹는다. 홍 대리는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금융소득 연 4000만원이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이 주로 찾지만,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일반 투자자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위험한 만큼 짭짤한 수익=하이일드펀드는 '고위험.고수익'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크게 이익이 날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클 수도 있는 상품이다. 소위 정크본드로 불리는 'BB+' 이하의 투자부적격 신용등급 채권에 펀드 설정액의 10% 이상을 투자하도록 규정돼 있다. 운용사에 따라서는 정크본드 편입 비율을 40% 이상까지 높인 상품도 내놓고 있다. 정크본드 편입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손실 위험도 커진다. 신용평가사 규정에 따르면 'BB등급(BB-,BB,BB+)이란 원리금 지급능력에는 문제가 없으나 투기적인 요소가 포함된 것'으로 돼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동양메이저가 BB등급이다. 22일 동양메이저 주식은 7100원이다.
정부는 이 같은 위험성을 고려해 세제혜택이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투자금 1억원 이하일 경우 2009년말까지만 가입하면 펀드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반펀드에 가입하면 소득세를 포함해 총 15.4%의 세금을 내야하지만 하이일드펀드는 6.4%만 내면 된다. 또 금융소득 4000만원이 넘는 사람의 경우 별도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지만, 이 펀드에 가입하면 면제 혜택을 받는다.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김신 선임조사역은 "고수익.고위험 펀드 시장규모 약 3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았던 투자부적격 회사채 시장에 숨통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